2월의 읽고 싶은 신간


어제 순천에 들러 아이들과 무한리필 고기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애들이 오늘은 꼭 순천에 가야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지는 척하고 따라갔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똑같은 집인데 어제는 맛이 별로 없었다. 지난 번과는 맛이 차이가 났다. 아마도 맛이라는게 그날의 기분과 상황 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공감각적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일한 맛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기억도 순간 나쁜 기억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그 반대도 역시 가능하다. 




작년 9월에 광주 영풍에서 샀던 책 영수증이 보여서 읽어보니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왜 안 읽었을까? 분명 괜찮은 책도 몇권 포함되 있는데 말이다. 책을 살 때는 꼭 읽을거란 필요성이 강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책은 아직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유일하게 <페이스북 심리학>은 읽다가 재미가 없어 한쪽 구석에 쳐박아 두었다. 아직도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나 <탐서의 즐거움>의 경우는 괜찮은 책들이다. 그러고보니 <여행작가수업>은 읽은 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현대소설작법>은 소설을 쓰고 싶어 샀는데 아직 한 번도 읽지 못했다. 소설을 쓰려면 시간을 두고 플롯도 짜고 습작을 해야하는데 도무지 시간이 안 난다. 사실 소설 쓰기 책은 적지 않다.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과 <도전! 웹소설 쓰기>도 눈에 들어 온다. 















신간에서 눈에 유독 들어오는 책이 몇 권 보인다. 


나이토 요시히토의 <직장의 고수>는 처세술에 관한 것이기 보다 성격이 문제인듯 보인다. 처세가 결국 성격이긴 하지만. 그런데 처세는 하나의 방법이고 성격은 수정이 힘든 본성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니 결국 체세라는 것도 자신을 돌아노는 자기 수양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신기하게도 이원영의 <동물을 사랑하면 철학자가 된다> 역시 관계를 다룬다. 철학자가 수의사가 되는 과정을 다룬다. 낯선 생명체와의 조우, 이별, 그리도 또 다른 만남을 통해 관계주는 미묘한 행복을 알려준다. 유독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는 오늘도 밥 먹는 동안 우리 주위를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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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서점>은 <장서의 괴로움>으로 이미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오카자키 다케시와 기자 카쿠타 미츠요의 대화가 실린 책이라고 한다. 책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책 속에서 읽는 종이의 얼굴, 인쇄의 역사, 작가와 편지자들간의 팽팽한 긴장들. 이 책을 책에 대한 주변부리를 보여준다. 글이 맛있을 것 같다.


책의 맛도 변하리라. 내가 변하면 책의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어쩌면 글맛이란 것도 순전히 독자의 성향에서 의해 지배되는 것은 아닐까? 


올해는 시간이 많지 않다. 겨우 열 권도 못 읽고 있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읽은 책의 권수는 스스로 삶의 깊이와 생각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분발을 해야 겠다. 벌써 봄이 오듯 따뜻한 비가 내린다. 아직도 이월 중반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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