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용호 국가무형문화재의 전통 공방 강제철거를 반대합니다.


ㅇ씨가 오늘 날씨 좋다고 일몰을 찍으러 가란다. 철 없는 나는 아무 것도 모르고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그런데 의외로 일몰이 안 좋다. 그냥 깔끔하게 해가 떨어졌다. 아~ 이곳은 다대포가 아니고. 다대포는 평상시에도 일몰이 장관이다. 어쩔 수 없이 몇 컷 찍고 돌아오는 길에 벌써 달이 떴다. 이틀 후며 보름인 것 같다. 아니 다를까 집에와 달력을 보니 음력 13일이다. 이틀 후에 월출을 찍으러 가야겠다. 


저멀리서 배가 온다. 아마도 작업 나가는 배인 모양이다. 밤이 되서야 바다에 나선다. 물때를 맟준 것이다. 바다일은 아무 때나 하는 일이 아니다. 달 밑을 지나도록 기다렸다 몇 컷을 담았다. 그리 좋은 풍경은 아니지만 묘한 신비감을 준다. 좋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페이스북을 여니 강제윤 시인이 링크 되어 보인다. 내용을 들으니 강제윤 시인은 현재 통영 동피랑에 사는 데,  통영시가 추용호 국가무형문화재의 전통 공방을 강제 철거 한다고 한다. 이건 무슨 일인가? 하도 어의가 없이 내용을 읽어보니 참으로 가관이다. 통영은 나의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1년을 살았고, 3년 가까이 내집드나들듯이 드나 들었던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나도 동참한다. 알리자. 알리자. 



아래는 강제윤시인의 글 전문입니다. (강제윤 시인의 페이스북 링크)


추용호 국가무형문화재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치졸한 통영시장. 예상했던 대로 김동진 통영시장의 보복이 시작됐다. 나그네는 지난 6년 동안 동피랑에 있는 통영시 소유의 집에 세 들어 살았다. 그런데 어제 통영시장이 집에서 나가라는 통지서를 보내왔다. 나그네가 강제 철거 위기에 있는 통영의 국가무형문화재 추용호 장인의 공방을 지키기 위해 통영시와 싸우고 있는데 대한 보복이다. 그렇다고 한 겨울에 이렇게 함부로 쫓아내도 되는 건가. 세입자는 살 권리도 없는가.

그동안 통영시는 주민들이 살다 떠난 통영시 소유의 동피랑 마을 빈집들을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이란 명목으로 임대해 주었다. 공짜가 아니라 일정한 사용료를 받고 세를 줬던 것이다. 이름만 창작공간이지 아무런 지원도 없는 사실상 셋집이었다. 통영과 동피랑을 알리는 홍보차원에서 예술가들을 활용했던 것이다. 동피랑에는 예술가들에게 임대해 주는 빈집이 모두 5채가 있다. 그중 3채에만 예술가들이 깃들어 산다. 나머지 두 채는 내내 비워져 있다. 다른 용도로 쓸 계획도 없다.

그래서 임대를 원하는 예술가들에게는 해마다 연장 계약을 해줬었다. 나그네도 6년 동안 별 탈 없이 재계약해서 지내왔다. 작년에도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을 때 통영시는 재계약 여부를 물어보고 바로 재계약을 해주었다. 6년 동안 사용허가 만료 통지서만 보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나그네를 쫓아내고 다른 예술가를 입주 시킬 계획도 없다.

하지만 올해는 재계약 여부도 물어보지 않고 계약이 만료됐으니 집에서 나가라는 통지서만 보내왔다. 더이상 재계약을 안해주겠다는 것이다. 나그네가 윤이상 선생 생가 터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통영의 국가무형문화재 추용호 장인의 공방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추장인을 도왔던 것이 통영시장의 미움을 받은 것이다. 명백한 보복이다. 통영시장과 맞서 싸울 때부터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마음이 착찹하고 서글픈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그네는 통영이 고향이 아니지만 6년 동안 통영에 살면서 나름대로 통영을 위해 많은 기여를 했다. 수많은 신문 잡지 기고와 방송을 통해 통영의 가치를 알렸고, <통영은 맛있다><걷고 싶은 우리 섬-통영의 섬들> 등의 책을 출간해서 통영의 숨겨진 맛과 멋을 세상에 드러냈다. 통영이 맛의 도시로 각인된 것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나그네의 덕이다.

그 공으로 지금 나그네를 쫓아내려는 김동진 통영시장으로부터 시민의 날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표창패에는 “특히 관광 분야에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제 19회 시민의 날을 맞이하여 이에 표창합니다.”란 글귀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그런데 통영시장은 추용호 국가무형문화재의 전통 공방 강제철거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이 엄동설한에 나그네를 내쫓으려 한다. 나그네는 돌아갈 집도 가족도 없다. 한겨울에 쫓겨나면 길바닥으로 나앉을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통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철거위기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싸운 대가가 이것인가. 국가 무형문화재 추용호 장인을 도운것이 죄란 말인가? 나그네는 그저 망연하기만 하다.

하지만 나그네는 추장인의 공방을 지키는 일에서 손을 뗄 생각이없다. 통영시장의 이따위 치졸한 협박에 굴복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래, 끝까지 한번가보자. 끝날때 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난 <보길도에서 온 편지>만 알았는데 강제윤의 책의 의외로 많다. 대부분 섬에 대한 이야기다. 같이 담았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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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22: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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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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