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사 놓고 아직 한 장도 펼치지 못한 책이 몇 권 된다.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와 오엔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 두 권이다. 예전에 <대통령 글쓰기>란 이름으로 강원국이 책을 썼는데 이번에는 제목이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윤태형이 썼다. 그런데 유독 이 책에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현재의 대통령이 말하기와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말하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라는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생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고 했는데 참으로 옳은 말이다. 누군가와 몇 분만 이야기해도 이야기 밑천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아니면 말은 많은데 쓸만한 말은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생각이 빈곤하고 지식을 주워 모으려는 노력이 없는 게으른 사람들이다. 


명연설의 절대 조건 3에서 이렇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기본은 이해하기 쉬운 언어다.

2. 현장의 언어는 현장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3. 서민적 언어에서 기발한 비유가 탄생한다.


내용은 다르지만 하나다. 그건 '서민' '현장'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그것은 쉬운 단어가 번역기가 필요한 현재의 대통령과는 너무나 다르다. 남의 써준 원고를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읽어내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소통의 부재 시대에 배워야할 바로 그책, 그것은 노무현 이란 한 사람에게서 배워야 한다. 왜 이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고 싶을까? 비가 오니 더 그렇네. 


윤태형의 <기록>은 3년 전에 읽은 책인데 그때보다 더욱 감흥이 일어나는 책이다. 난 오늘에야 기록의 저자와 <대통령 말하기>의 저자가 동일한 저자임을 알았다. 이렇게 바보 같다. 바보. 


<기록>에도 보면 대통령 말하기 부분이 나온다. 원고를 써오면 '이건 자네 글이지 내 글이 아닐세'라며 수정을 요구한 적도 있다. 고치고 또 고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 누군가의 손에 맡겨 놓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어대는 사람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일까? 약간의 오해도 있었고, 그 오해가 가져온 정겨움은 또다른 정겨움을 주었다. 또 이말도 했다.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지겠다."


맞는 말이다.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한다. 못난 부모는 자식을 탓한다. 참으로 멋진 지도자다. 아직도 난 그가 그립다.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시간>은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사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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