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시간 죽이며 사는 같다. 훌쩍 3년이 흘러가 버렸으면 좋겠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날마다 그런 것은 아니고. 오늘도 여수를 찾았다. 생면부지의 여수를 왜 이리 자주 찾는지 모를 일이지만 발길이 닿는대로 온 곳이 여수다. 


오늘 안 사실이지만, 여수가 예전의 여천과 합해졌다는 것이다. 내가 머문 곳은 지금의 여수시청 근처였고, 그곳은 예전에 여천이으로 불리 곳이었다. 1998년 여천군이 여수시와 통합되면서 여수시 여천동이란 지명으로 남아있다. 나머지는 곧바로 여수시 학동, 안상동 등으로 부린다. 


예전에 찾았던 하멜 기념관을 찾아 여수시로 향했다. 에구.. 웬걸 하필 월요일이라 휴관이다. 난 왜 월요일에만 여행을 하는지. 왜 하필이면 대부분 박물관이나 기념관은 월요일에 쉬는 건지. 하는 수 없이 투벅투벅 하멜 등대 지나쳐 걸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마침 '달콤'이란 커피숍이 보인다. 아무 새각 없에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걸 시키는게 아니었다. 드립 커피점인데 기계에서 증기로 추출한 아메리카노라니. 그렇다고 이미 나와버린 커피를 다시 주문하기도 그렇고. 입구를 몰라 잠깐 망설이다 겨우 찾았다. 입구 왼쪽에 커피비경에 소개된 곳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커피숍에서 보이는 여수항 풍경이 절경이다.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왼쪽으론 하멜등대와 거북선대교가 보이고, 앞으로 케이블카와 오른쪽으론 돌산대교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여수항 길이 펼쳐진다. 정박한 배들이 한가로이 낮잠을 즐긴다. 나도 커피 한 잔에 여수바다의 낭만을 즐기는 사치를 누린다. 행복하다.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여수 바다 풍경이 행복하다는 느낌을 만끽하게 한다.





며칠 전, 조조 모예스의 <Me Before You>를 구입했다. 아직 읽지 않고 가방에 담아 두었다. 일종의 간병소설이다. '간병소설' 설마 내가 처음 쓰는 단어는 아니겠지. 하여튼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한다. 책도 영화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난 종종 책에 대한 검색을 시도한다) 조조 모예스가  <Me Before You>의 후작편인 <After You>를 출간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알라딘에 들어와 검색을 시도하니 정말 보인다. 그것도 불과 석달적인 6월 9일 초판인쇄된 책이다.  <Me Before You>는 2013년 12월 14일 초판에 내가 구입한 책은 2016년 6월 3일 인쇄본으로 무려 초판 138쇄본이다. 도대체 몇권이 팔렸단 말인가? 이 어마어마한 책을 내가 모르고 있었다니 이런~~. 급하게 주변 서점을 검색해 '애프터 유'가 있느냐고 묻고  차를 몰았다. 다행히 주인이 전화를 해둔 덕분에 따로 빼 놓고 있었다. 사러 간단 말은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조조 모예스의 시리즈가 된 두 권을 입수했다.


순간 걱정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될까? 읽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 두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약간 충동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돌이켜 보면 충동적으로 구입한 책들은 대체로 바로 읽지않고 방치된 경우가 허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읽게 되지만. 적어도 두 세 달에서 몇년이 지나 먼지가 뿌옇게 앉은 책을 털어 읽게 된다. 이 책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아닐 수도 있고. 






























책을 뒤적거리다 문득 책 내용과는 별 상관 없는 문장이 들어 온다. 

"그리고 대체 왜 이러고 사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날이 있을 테니까?"


난 아직도 내가 왜 여수를 다시 찾았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내가 왜 바람처럼 여수바닷가를 거늘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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