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주목 신간
죄는 어디서부터 오는가?
'죄는 어디서부터 오는가?' 이 단순한 질문은 인류의 탄생이래 아직도 확연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각기 다른 종교들은 나름의 원인과 분석을 시도하지만 그들만의 아집에 사로잡힌 억지일 경우가 많다. 그만큼 죄의 기원은 오래되고 풀기 어려운 난제인 것이 분명하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저자인 주제 사마라구가 <카인>으로 되돌아 왔다. 죄인의 관점, 즉 카인의 관점에서 구약의 카인의 살인사건을 재해석한 소설이라고 한다. 죄인의 관점이라면, '내가 죄를 지을 때 당신(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묻는 것이다. 신학에서 이것을 '신정론(神正論)'이라고 한다. 즉 고난에 대한 하나님 뜻, 또는 생각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결국 세상을 통치하는 신의 완전성에 대한 피조물인 인간의 질문인 셈이다. 어쩌면 뻔해 보이는 <카인>의 스토리는 인간의 실존에 대한 지극히 깊은 물음을 상기 시켜준다. 그런데 왜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가 <카인>과 오버랩 되는지 알수는 없는 노릇이다.
눈에 번쩍 뜨이는 한 권의 책이 보인다. 이젠 더이상 뵐 수 없어 아쉽기만 한 고 박완서 선생님에 관한 책이 나왔다. 개정판인가 했더니 대담집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어제(2016년 1월 22일)가 고인이 된 5주년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날에 맞추어 한 권의 책이 나올만하다. 9명의 작가가 살아생전 나누었던 대화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박완서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니 보지 못했던 한 권이 보인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인데 생소한 책이다. 분명 예전에 나온 책을 개정해 출간한 책이렸다. 한파가 심해지니 더욱 보고 싶은 분이다. 시골에 내려온 뒤 열리지 않는 책 박스 때문에 자꾸 e-book에 눈에 간다. 아직 읽지 않은 <나의 만년필>은 이북으로 읽고 싶다. 이번참에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질러 그냥....
의학박사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해온 베셀 반 데어 콜크((Bessel Van Der Kolk, M.D.)의 신간인 <몸은 기억한다>도 읽고 싶은 책이다. 소개 동영상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데,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건 당시의 과거에 머물러 현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트라우마란 키워드로 검색하니 꽤 쓸만한 책들이 많이 보인다. 상처는 몸이 정신이 아닌 몸에도 깊이 새겨진다는 말은 진정성있는 것이다. <몸은 기억한다>는 과거의 상처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까도 고민하고 있다. 내가 아프니 모두 아픈 사람들 이야기만 들려 온다.
불연듯 '죄는 어디서부터 오는가?'에 대한 답이 중얼거려 진다. 죄는 바로 무관심으로 온다. 자신의 욕망과 이득을 위해 이웃을 철저히 타자회 시키는 의도적 무관심, 바로 그것이 죄의 출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