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 묵상집
찰스 링마 지음, 권지영 옮김 / 죠이선교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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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는 <나를 따르라>의 저자이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받은 감동은 말로 형연할 수 없을 정도다. 무료하고 안이한 신앙에 철퇴(鐵槌)를 가하는 힘이 있었다. ‘나를 따르라는 말은 나와 함께 죽으라는 말이라고 직언한 본회퍼의 말은 두렵기까지 했다. 아마도 본회퍼의 일생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가 있다면, 그의 직절화법의 의미에 존경을 표할 것이다.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으로 나치의 폭정과 악을 정의와 사랑으로 풀어 가려 했다. 그는 소수의 형제들과 연합하여 히틀러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나 실패하고 만다. 격노한 히틀러는 그들을 죽이고 만다. 기독교는 사랑이라는 암묵적 공식에 함몰된 대부분이 전통 그리스도인들은 본회퍼의 의도에 찬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순교자적 삶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엮은이인 찰스 링마는 호주에서 개혁신학을 전공했으며, 신학뿐 아니라 사회학과 종교학 학위를 가지고 있을 만큼 지성적인 인물이다. 그는 퀸즈랜드 대학에서 철학적 성경해석학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론에만 정통한 것이 아니다. 마닐라의 가난한 이들을 후원하고, 호주의 원주민들은 사회에 들어가 봉사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호주에 십 대 도전이란 단체를 세워 십대를 양육하는 데 헌신했다. 현재는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 대학에서 선교학과 전도학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흘러간 용어를 가져온다면 그는 분명 엄친아. 그는 아는 만큼 행동하고, 행동하면서도 기도하는 사람이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본회퍼와 잘 들어맞을 것이다. 잠자코 히틀러가 패망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행동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참으로 본회퍼를 사랑한 것 같다. 본회퍼의 저작들을 일일이 찾아 읽으면 보석 같은 문장들을 발굴하여 한 권의 묵상집으로 엮었다. 꼼꼼히 읽지 않고는 찾아내기 힘든 문장들이 별처럼 빛난다. 지금껏 나도 본회퍼의 글을 여러 번 접했지만, 찰스 링마처럼 꼼꼼하지는 않았다. 그는 본회퍼의 흩어진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었다. 성경 말씀과 본회퍼의 문장, 그곳에 자신의 해제를 달았다. 문장이 시퍼렇다.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는 본회퍼의 글은 안이한 신앙을 깨는 도끼다. 그는 밀어내듯 읽어 가면 찾아낸 문장을 일 년 동안 묵상할 수 있도록 묵상집으로 만들었다. 본회퍼의 글은 감동을 넘어 행동하도록 만든다. 참 좋은 책 만났다. 좀더 깊이 사유하고, 참 신앙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담아낸 문장

 

우리가 하나님께 판단이 아니라 용서를 받았을 때, 우리는 또한 형제를 용서할 준비가 되었다.(14)

 

그리스도인들 또한 세상을 등지고 은둔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적들 가운데 있는 것이다.(18)

 

그는 하나님께 나의 선함이 너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면 너의 이웃을 섬겨라. 네 이웃 안에서 하나님이 너에게 오시기 때문이다라는 음성을 들었다.(82)

그리스도인은 원수를 형제처럼 대하고 적대감을 사랑으로 갚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대하신 태도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147)

 

농장에 말이 한 마리 필요한 농부처럼, 그는 한쪽에 기운찬 종마를 놔둔 채 온순하고 길든 말을 한 마리 샀다. 이것은 바로 인간이 기독교를 자기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길들여 온 방식이다.(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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