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의 기원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은 한국사를 보는 중요한 관점을 제시 한다. 그동안 우리가 배운 한국현대사는 친일파에 의해 조작되고 비틀어지고 왜곡된 역사였다. 반공이란 미명하에 수많은 독립군들이 미군정을 등에 입는 친일파들에게 다시 붙들려 죽어야 했다. 우리는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 전쟁을 국제관계의 역학에서 찾아내 불가피한 결과였음을 이야기 한다. 한국 사람이 미국 사람이 지은 한국 전쟁 기원이다. 

















박명림의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역시 브루스 커밍스와 맞먹을 중요한 책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전쟁 전의 상황과 과정, 그리고 이후의 일들의 자료를 섭렵하고 인터뷰해서 사건을 재구성한다. 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나 쉽게 북한이 '남침'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교육 받았기 때문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근래에 들어와 나는 역사관의 전화기를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기를 꺼려했던 많은 사실과 비밀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진실을 알아야 하기에.

<한국1950 전쟁과 평화>는 전쟁 이후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다시 짚어 본다.




한국전쟁을 보는 시각이 세가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내가 아는 오직 한 가지는 남침설, 그러나 북침설도 있고, 남침 유도설까지 있다. 박태균의 <한국전쟁>은 세번째 설인 남침 유도설을 지지한다. 난 아직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근래에 들어와 내가 한국현대사에 얼마나 무지했는가를 절실히 깨닫는다. 세월호는 나에게 많은 것을 변화 시켰다.


왕수쩡의 <한국전쟁>은 중국인의 관점에서 바로본 한국전쟁이다. 그는 미국의 오만함이 한국전쟁을 더 크게 벌렸고, 맥아더의 어리숙한 판단이 전쟁을 힘들게 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의 주요 업적은 전쟁이 아닌 그 안에서 고통 받는 개인, 즉 병사들과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다음 책들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 거시적 관점이 아닌 미시적 관점에서도 전쟁은 비극이다. 부창옥이 쓴 <한국전쟁 수첩>은 십대의 나이게 군에 들어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간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전쟁의 비극, 또다른 얼굴이다.

17세 고등학생의 나이로 학업을 중단하고 해병대에 징집된 학도병이 전투현장에서 기록한 참전일기를 엮은 책이다. 1주일의 군사훈련과 1인당 다섯 발씩의 실탄 사격훈련 후 입대 15일만에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되었고, 한국전쟁 6대 전투의 현장에 참여하면서 역사책에 나오지 않는 역사의 순간을 무명 병사의 시각으로 기록하였다.

정병준의 <한국전쟁- 38선 충돌과 전쟁의 형성>은 2006년에 출간된 책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소련의 문서들이 대거 공개되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미소간의 충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객관적으로 살펴 볼 수 있게 되었다. 정병준은 38선이란 키워드로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주도면밀하게 추적한다. 


김동춘의 <전쟁과 사회>는 한국전쟁 이면에 숨겨진 집단학살의 문제를 다른다. 김기진의 <한국전쟁과 집단학살> 역시 국민보도연맹사건으로 알려진 집단학살의 사건을 추적한다. 김기는 미국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츠측만 난무했던 이승만정권과 미국의 집단학살 사건이 실제 사건이었으며,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이유도 없이 죽어간 수백만의 민중의 한을 들려 준다. 















김동춘의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는 앞선 <전쟁과 사회>의 후속작이며, 그 이후의 사건을 다룬다.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1950 1-3>은 10년 단위로 끊어 한국 전쟁 전, 과정, 후를 치밀하게 구성한다. 솔직 담백하게 기술해 나가는 그의 능력은 넓고 크게만 본 일반 책과 다르게 깊고 세밀하게 본다. 















박찬승의 <마을로간 한국전쟁>은 암울하다. 한국전쟁은 미소간의 전쟁만은 아니었다. 동족간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로 인한 참극이었다. 농촌 공동체에서 일어났던 상호간의 혈투를 수많은 증언들과 사료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콜디스트 윈터-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는 거시적이면서 미시적인 관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두꺼운만큼 탁월하다. 뛰어난 저널리스트로서의 능력이 책에도 뭍어있다.


백선엽의 <군과 나>는 4성 장성으로서의 한국전쟁 회고록이다. 한국 군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전쟁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말하는 한국전쟁은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구술사학회의 <구술사롤 읽는 한국전쟁>은 증언, 즉 이야기를 받아 쓴 것이다.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북한과의 전쟁이 아니다. 한국 안에서 아직도 전쟁 중이다 친일파, 친미파, 친소파, 친북파 등으로 갈라져 서로의 이기적 욕망을 고집한다. 흡사 <설국열차>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공존보다 반목을, 협력보다는 경쟁을 유도하는 이 사회는 무엇이란 말인가? 난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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