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의 산문을 모아 엮은 <책에 미친 바보>가 있다. 책을 읽기를 좋아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깨 닫을 때까지 애를 쓰고 밤이 맞도록 문장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박지원은 그에게 '문을 닫고 들어 앉아 글을 읽은 지 40년 동안 그 이름이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벼슬아치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이덕무는 글을 읽을 뿐 아니라 깨우치기를 애쓰며, 다 읽고 나서는 손으로 베끼곤 했다. 그리고 항상 작은 책을 소매 속에 넣고 다니면서 주막이나 배에서도 보았다. 평생 읽은 책이 2만권이 넘고 손수 베낀 문자가 수백 권이라 한다. 책에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앞에 서니 부끄러워진다.

















책을 찾아가는 중 그의 글을 보고 낯 뜨거워 진다.

 

"만약 나를 알아주는 한 사람의 벗을 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10년 동안 뽕나무를 심고 1년 동안 누에를 길러 손수 오색실을 물들일 것이다. 10일에 한 가지 빛깔을 물들인다면 50일이면 다섯 가지 빛깔을 물들일 수 있으리라."

 

나는 친구가 없다. 아무리 봐도 나와 마음을 나눌 이가 없다. 외롭다는 생각을 한 두 번 한 적이 아니다. 그런데 그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게으르지 않고 착실히 하겠다.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

 

그렇네. 책이 나의 벗이고 애인이고 가족일세 그려. 나 미처 몰랐네. 마음을 고쳐먹고 오늘부터라도 책과 즐거운 교제를 나누리라. 윤소영의 <책만 보는 바보> 역시 이덕무의 즐거운 책읽기를 소개한다. 함께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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