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 노태정 옮김 / 김영사


2009년에 번역 출간되어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논문과 기사에서 인용된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유가 뭘까? ‘성공’ ‘천재’라는 단어들이 이 책의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하루 3시간 10년이면 아웃라이어가 된다는 간단한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마태복음의 법칙, 일 만 시간의 법칙 등 연습과 훈련을 통해 탁월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이 그것만 이야기하는 것일까? 


저자는 서두에서 로제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당시 미국은 65세 이상이 되면 심장마비와 심혈관 계통의 질병이 만연해 있었다. 그런데 로제토 사람들은 그런 질병이 거의 없었다.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 호기심을 갖게 된 화자 호프는 로제토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가정을 세워 보자. 첫째는 유전이다. 둘째는 환경이다. 셋째는 ‘그 어떤 이유’ 때문이다. 꾸준히 관찰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탈리아 남부의 농노문화를 펜실베이니아 동부 언더그로 옮겨온 로제토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압박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로제토 사람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언덕 위의 작은 세계 덕분에 건강할 수 있었다.”


저자는 여기서 생각을 확장시킨다. 개인이 아닌 문화와 주변 사람, 출신, 가치관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것을 성공에 대한 이해로 확장 시키고 있다. 건강을 성공으로 치환시켜보자. 성공도 개인이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이 맞물려 일어나는 결과인 셈이다. 자 그렇다면 그의 논리를 따라가 보자.


1. 마태복음 효과: 있는 자는 더 받고 없는 자는 있는 것 까지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효과’로도 부르는 이 효과는 성경 신약의 한 권인 마태복음에 나오는 비유에서 따온 것이다. 이런 내용이다. 어느 곳에 왕이 있었다. 왕이 먼 타국으로 당분간 여행을 떠난다. 떠나기 전에 종들을 불러 놓고 세 명의 종들에게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간다. 왕이  없는 동안 다섯 달란트 맡은 종은 다섯을 남겨 열 달란트가 되고, 두 달란트 맡은 종은 두 달란트를 남겨 네 달란트가 된다. 그러나 한 달란트 맡은 종은 마음이 상해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둔다. 왕이 돌아와 한 달란트 맡은 종을 책망하면서 그 종이 가지고 있는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지고 있는 종에게 준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 종에게서 돈을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종에게 주어라.'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받아 풍성하게 될 것이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신약성경 마태복음 25:28-29)


있는 자는 더 받게 되고, 없는 자는 있는 것도 빼앗긴다. 무슨 말일까? 저자는 2007년 청소년 월드컵에 진출한 체코슬로바키아 청소년 국가 대표 팀의 생일을 찾아보았다. 놀라운 사실은 모두 21명의 선수 중, 1월생이 6명, 2월생이 6명, 3월생이 4명이다. 또한 9월 이후의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무엇을 의미할까? 생일이 빠르다는 것은 생육이 빠르다는 것이며, 또래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즉 95년 1월생이 94년 12월생보다 실력이 좋다는 말이 된다. 통계가 보여주는 의미는 또래보다 실력이 좋은 아이들을 선호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많은 경험의 기회가 더 많은 연습과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반대로 생각하면 늦게 태어난 아이는 적은 기회가 주어지거나 아예 한 번도 기회를 잡지 못한다. 말콤글래드웰은 이것을 ‘마태복음의 효과’로 명명하고, 천재는 타고난 천성과 많은 훈련 시간을 통해 만들어 진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다시 말해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기회를 얻어낸 사람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최고의 부자들을 세금환급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다. 최고의 학생들은 최고의 강의를 듣고 피드백을 받는다. 그리고 9-10세 어린이 중 덩치가 큰 아이들은 최고의 코치로부터 훈련을 받는다.”(45쪽)


2. 일만 시간의 법칙: 한 번의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부른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을 갖고 더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더 잘하려고 한다. 성공의 쾌감은 더 큰 쾌감을 얻으려 더 노력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도 있지 않는가. 작은 성공을 맛본 사람은 더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가지만, 한 번 실패의 쓴 맛을 본 사람은 실패가 두려워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성공은 성공을 부르고, 실패는 실패를 낳는다. 이곳에서 일만 시간의 법칙이 만들어 진다. 


1990년대 초 안데르스 에릭손은 ‘재능 논쟁의 사례A’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먼저 세 부류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A)은 ‘엘리트’로 장래에 세계수준의 솔로 주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이다. 두 번째 그룹(B)은 그냥 ‘잘 한다’는 평가는 받는 학생들이고, 나머지 그룹(C)은 프로급 연주를 해본 적이 없고 공립학교 음악교사가 꿈인 학생들이었다. 그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집어든 순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낳은 연습을 해왔습니까?” 


대부분 5살 전후로 시작한다. 초기는 일주일에 두세 시간씩 한다. 그러나 여덟 살이 될 즈음 변화가 일어난다. 가장 탁월한 A그룹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한 것으로 나왔다. 그들은 아홉 살 때 일주일에 6시간, 열 살 때 12시간, 열네 살 때 16시간으로 연습시간을 점점 늘려 나갔다. 이들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일주일에 서른 시간을 연습했다. 결국 이들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A그룹의 학생들은 1만 시간의 연습을 하게 된다. 반면 잘하는 학생은 8,000시간, 음악교사가 꿈은 학생들은 4,000시간을 연습하게 된다. 일만 시간의 법칙은 이렇게 만들어 진다.


3. 일 만 시간을 만드는 법칙: 유산(문화)


결론을 내보자. 재능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재능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에 일만 시간의 훈련 시간이 필요하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속담처럼 시간과 실력은 정비례(正比例)한다. 비틀즈의 경우를 보자. 1960년 그들은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고등학교 록 밴드였다. 그들은 독일의 함부르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그들은 그곳에서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연습 시간이 많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주일에 7일 밤을 연주했습니다.”(피트 베스트, 비틀스의 드러머) 그들이 처음 대박을 터뜨린 1964년까지 모두 1,200시간을 공연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연 시간이 그 정도면 연습 시간은 얼마일까.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다. 결국 그들은 세기에 남을 그룹이 되어 있었다. 


저자는 다시 빌게이츠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모두 아홉까지의 성공 이유를 제시 한다. 그러나 이 모든 행운에 공통된 요소가 있다. “바로 그 모든 기회를 통해 빌 게이츠가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얻었다는 점이다.”(73쪽) 결국 연습할 수 있는 시간과 훈련 받을 수 있는 여건이 필요했던 것이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성격뿐 아니라 직업도 그대로 물려받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의 삶을 보고 배웠다. 부모가 교사이면 교사의 일을 보고 배웠고, 부모가 정치가이면 정치를 보고 배웠다. 더욱 중요한 것, 부모의 영향으로 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훨씬 쉬워진다는 점이다. 남들이 애써 훈련시간을 채우려는 동안 이들은 자연스럽게 보고 배워 일 만 시간이 채워진다. 


가정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 민족의 정서 등의 경우도 비슷하다. 개개인의 성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포괄적인 안목으로 보면 비슷하다. 왜냐하면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급하고, 독일 사람들은 둔한 편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대체로 말이 빠르지만, 충청도 사람들은 대답을 기다리다 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들만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나가면서


결론을 내려 보자. 어떻게 아웃 라이어가 되는가. 간단하다. 남들보다 더 많이 연습하고 훈련하면 된다. 그러나 누구나 연습 시간을 보장 받을 수 없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던지, 무의식적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문화가 있던지, 아니면 포기할 줄 모르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어쨌든 일 만 시간을 채워라. 


“성공은 대개 보통사람이 30초 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 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283쪽)


가난한 나라가 가난할 수밖에 없고, 부자 나라가 부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자, 이제 당신 차례다. 당신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어떻게 시간을 배분하고 있는가. 잘할 수 있는 마음의 의지와 환경은 준비 되었는가. 아니라면 그것부터 만드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라. 그럼 다음은 그대가 아웃 라이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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