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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린 왜 이렇게 행복하지? - 김병년 목사의 일상다반사
김병년 지음 / 포이에마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낸 행복 이야기
긴 병에 효자 없다.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우리나라 속담이다. 가족 한 사람이라도 병에 걸리면 온 가족이 아프다. 힘들고 어려운 나날의 연속이다. 오죽했으면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이 속출하겠는가. 육체적으로 힘들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결코 쉽지 않다. 경제적인 고통은 더하다. 이틀 전 친하게 지내는 분을 만났다. 지난주 친정 엄마가 수술하면서 자녀들이 돌아가며 간호를 한다고 한다고 한다. 이일로 인해 가족의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술비로 모두가 힘들어 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단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긴 병에 행복한 가정이 있다. 김병년 목사의 가정이다. 초딩 아들이 어느 날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 우린 가난한데 왜 이렇게 행복한거야?" 초딩 아들의 말에 아빠가 한 방 먹었다. 아내가 벌써 십여년을 전신불수로 누워있다. 힘겹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아빠는 아이들이 엇나갈까 늘 노심초사다. 아이들 걱정하는 건 종교를 떠난 부모들의 원초적 본능인가 보다. 그런데 아들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세 번째 책이다. <바람이 불어도 좋아>, <난 당신이 좋아> 그리고 이 책이다. 그는 말한다. 내가 작가가 된 것은 모두 아내의 덕이라고. 아내의 전신마비는 불해이었지만 불행만은 아니었다. 저자는 불행에 무너지지 않고 천착하기 시작한다. 분주한 일상이 정지하듯 멈추었지만 사유의 깊이는 실존 안으로 깊이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불행이지만 다행이고, 다행이면서 행운이다.
지금까지의 책이 아내의 고통에 대한 끈적한 고뇌의 열매라면, 이 책은 일상이 된 고통의 소소한 일상에서 퍼올린 것들이다. 길지 않다. 어쩔 때는 200자도 안된다. 그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탓인지 삶의 단상이 많다. 소제목도 '일상 다반사'라 한 걸 보면 추측이 틀리지는 않았다. 아내 없이 아침을 맞이하는 아빠의 분주함이 안스럽다. 더이상 아내의 목소를 들을 수 없어 그리움에 사무친 남편으로서도 안타깝다. 이렇게 삶은 아름다고 그리운 것이다.
"김병년 목사님 책으로 다시 만나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