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풍경
견물생심, 보면 마음이 생긴다. 마음이 있어야 보인다. 마음이 있으면 눈이 가고, 눈이 가면 다시 마음이 일어난다. 마음과 눈은 둘이 아닌 하나. 마음과 눈은 보완하고 협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이 먼저이고, 바탕을 잘 가꾸어야 눈이 가고 더욱 마음이 새로워 진다.
우산장수 눈에는 우산만 보이고, 신발 장사 눈에는 신발만 보이는 법. 그러나 먼저 마음을 바로 세워야 한다. 선인들을 이것을 잘 알았기에 보는 것을 조심하고,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지 말라 일렀다. 특히 임신한 여인들은 먹는과 입는 것, 보는 것, 말하는 것 등의 삶 전체를 곱고 아름답게 하라 일렀다. 사람은 보는대로 만들어지고, 말하는 대로 되기 때문이다.

커피숍에 들었다. 커피숍의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았다. 실내인테리어에 마음가는 탓에 주의 깊게 둘러보았다.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마음을 끄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책이다. 커피숍 한켠에 비치된 책들이 아늑함에 달콤함을 보태 주었다. 책이 있는 풍경이 좋다. 고요한 가운데 마음을 세우고 바로 잡을 고전과 즐거움과 삶의 감동을 채워줄 소설을 읽는 재미는 그야말로 최고다.
모든 커피숍에는 책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있어야 한다. 책이 없는 커피숍은 영혼 없는 육체다. 거짓말이라고, 천만의 말씀! 그렇게 생각하는 그대야 말로 영혼이 없는 게으름뱅이다. 천진난말한 삶의 추억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커피라는 각성제와 책이라는 영혼의 각성제가 삶을 지혜롭게 하는 탓이다. 마시고, 읽고, 쓰고, 생각하는 커피숍에 되어야 한다. 저자거리의 사담만을 일삼은 이들이여 당장 커피숍을 떠나라.
나의 말이 마땅치 않다면 도서관에 들러보라. 그곳에 왜 사람들이 미친들이 머리를 들이 미는지를 알아야 한다. 세계의 절반을 붉게 만들었다는 칼막스의 저력은 도서관이었다. 그럼 그 반대편 최대갑부인 빌게이츠를 만든 것은? 동네 도서관이다. 도서관이야 말로 지혜의 창고이자, 인생의 길이다. 커피숍에 책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어서이다. 이건 순전히 나의 고집이자 생각이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 령으로 모든 커피숍 한 구석에 책을 갖다 놓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