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책을 아껴 봅시다


오랫만에 사하구 도서관에 들렀다. 직장을 옮긴 뒤로 움직이는 시간대도 변하고 지역도 다르다보니 같은 부산인데도 도서관에 멀게만 느껴진다. 이제야 거리는 마음의 거리도 된다는 것을 알 듯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점점 일어났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서관에 주기적으로 들어야 겠다는 

각오?를 했다.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독서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맘 잡고 도서관에 들렀다. 


몇 권의 책을 고르며 책의 숲을 거닐었다. 그 맛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책에도 향기가 있다는 어떤 독서광의 말처럼 정말 책의 향수를 맡으며 기분좋게 발걸음을 디뎠다. 몇권의 책을 고른다면 다시 양육도서로 옮겼다. 무슨 책을 고를까 하다. EBS에서 방송으로 방영된 적이 잇는 <60분 부모>라는 책을 꺼내 들었다. 


책을 보자마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겉표지는 손때묻은 흔적이 역력했다. 이곳저곳 찢겨지고 닳고 구겨졌다. 아마도 내용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이책을 읽은 탓이리라. 책은 괴롭지만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런 책이 맘에 와 닿는다. 검증된 느낌이라해

야. 뭐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내 다시 실망으로 급 우회했다. 책 안쪽도 여전히 여기저기 찢겨지고 구겨졌기 때문이다. 줄을 긋고, 동그라마 네모 별표 등등 이곳저곳에 낙서 투성이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빌려간 사람은 대부분이 학보모를 둔 가정주부이다.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잘 기를까를 고민하며 이 책을 빌려 갔을 것이다. 중요한 부분에 밑줄도 긋고, 읽다가 중간에 구기기도 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독서법이 개인에게는 매우 유용하고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모든 시민이 보는 공용도서관 책을 이런식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심각하다.


나는 공동도서관의 책을 이런식으로 읽은 학보모의 정신이 이 책을 읽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읽는다 치더라도 그는 결코 올바로 자녀는 기를 수가 없다. 남의 것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에게 무엇을 배우고 얻겠는가 말이다. 내 생각으로 이런 부모는 먼저 남의 물건을 다루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자식이 먼저가 아니다. 자신이 먼저다. 


교육은 정보가 아니라 관계이다. 올바른 모범을 통해 자녀에게 교육해야 자녀도 그것을 올바로 배우게 된다. 게가 자신의 새끼들에게 '나는 어쩔 수 없니 옆으로 걸었지만 너희만은 앞으로 곧바로 걸어라' 한들 걸어지겠는가 말이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는 법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삶을 보고 배운다. 그러나 부모가 먼저 남의 물건을 아끼고 정직하고 올바른 삶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때 자녀들은 비로소 올바른 교육을 받을 준비가 된다. 


부모들이 먼저 책을 아껴 읽는 습관을 길러라. 그 다음에 자녀를 어떻게 기를까를 고민하라. 


*책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많은 부모들의 잘못된 습관 때문에 책이 구겨지기는 했지만 좋은 책임은 확증된 바다. 그러나 이 책 을 읽는 것은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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