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기적의 도서관 탐방


한 주에 한 번 모이는 독서모임에서  다음 주에는 야유회 겸 소풍을 가자고 제안했다. 모두들 박수로 환영하며 장소를 추천하라고 했다. 어떤 이는 해운대를, 어떤 이는 경주를, 어떤 이는 가까운 김해로 가자고 했다. 대부분이 가정주부이고 일을 가진 이들이다보니 멀리 가지는 말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다 영신씨가 '독서 모임이니 도서관 여행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그거 좋네, 어디 괜찮은 곳이 있습니까?"

 "네! 김해 장유에 기적이 도서관이란 곳이 있어요." 

"기적의 도서관?"

 "그게 뭐죠?" 

"예전에 TV에서 한 적이 있잔요. 어린이 전용 도서관.." 

"아~~~ 그거" "좋습니다. 그럼 다음주엔 김해 기적의 도서관으로 정하는 겁니다."

 "예~~~" 

다들 들뜬 기분으로 모임을 마무리 했다. 


월요일 오전 10시 사상역에서 모여 함께 차를 타고 출발했다. 일찍 오신 몇분이 간식거리도 준비하고 바로 출발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장유가 20분 만에 도착했다. 차~암 가까운 곳이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40대의 아줌마들의 수다스러움은 극에 달했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진 나 또한 듣기에 싫지 않았다. 출발 20분 만에 도~오~착...





여름 냄새가 독하게 풍기는 날씨를 등에 안고 도착했다. 율하지구에 지어진 김해 기적의 도서관이다. 아담하면서도 산뜻함이 풍긴다. 밖에서는 별다른 특이점은 없지만 전원적인 풍경이 맘에 들었다. 먼저 도착한 창숙씨가 문을 열어 주며 맞이했다. 

"어서 오이소!"

"네, 감사합니다."

서로가 주인이고 손님인양 어설픈 입장식을 가졌다. 입구에 들어서자 입이 딱 벌어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와~'가 연발되었다.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책들로 빈틈없이 공간을 메꾼 성인 도서관과 다르게 눈 높이 이상의 책꽃이가 보이지 않았다. 탁트임, 바로 그 느낌이었다. 오직 어린이들을 위한 눈높이에 맞춘 탓이다. 들어서자 맞이하는 생경스러운 컬러들이 기분을 더욱 들뜨게 했다. 연초록, 연분홍 톤의 컬러들이 봄 날의 어느 정원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입구 천장에 띄워놓은 모밀은 책의 형상을 그대로 빌려 왔다. 와~ 좋다. 그래 바로 그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휘둥그런 눈으로 여기 저기 둘러 보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도서관은 흡사 책놀이터와 같았다. 정원이고 놀이터인 셈이다. 유난히 연초록과 연분홍이 많이 들어간 컬러들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 같은 행복감을 자아냈다. 나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책꽃이들도 딱딱하지 않다. 직사각형의 모서리가 날카로움이 적다. 어떤 책꼿이는 둥그런 원탁처럼 꾸며 놓았고, 어떤 책꽃이는 계단위로 올려 놓았다. 



나는 이 계단이 참 맘에 든다. 계단 위로 올라가면 야곱의 사닥다리처럼 천사들의 노래가 들릴 것 같다. 하여튼 저곳에 앉아 책읽어 보는 상상도 해 본다. 후에 집을 지으면 나도 이런 집을 지으리라.




곳곳에 숨을 곳이 있다. 몇 명이서 둘러 앉아 이야기하고, 도란도란 옛 이야기를 들어도 좋을 만한 공간들이 숨겨져 있다. 아이들을 배려한 의자와 소파들은 푹신함을 더해준다. 실수로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배려해 흔적이 력력하다.



1층은 주로 어린이 전용 서적이고, 2층은 대부분이 청소녀과 장년들을 위한 책들로 채워져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원형으로 되어있고, 진한 옥빛이 빛난다. 신비로운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듯하다. 나는 그 계단은 하나 하나 밝고 천천히 올라갔다. 이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아이들은  분명 꿈과 희망으로 가득찰 것이다.





2층은 흡사 다락방이다. 아빠와 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책을 읽는다. 부자간의 갈등이라??? 그건 이곳에 와 보지 않는 이들의 핑계일 뿐이다. 이아이의 미래가 무척 궁금해 진다. 분명 그는 멋진 대한의 남아가 될 터이다. 책과 독서, 글쓰기 관련 책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좋다. 정말 좋다. 와.. 이런 곳이 있다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이곳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도서관을 나와 입구에 걸려지 사진을 유심히 쳐다 보고서야 기적의 도서관이 한 두곳이 아님을 알았다. 이란 무식한... 그곳 아이들이 보내온 사진과 축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렇구나. 기적은 김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구나.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구나. 기적은 진행형이다. 그리 믿는다.




발걸음이 가볍다. 참 좋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이 월요일 하루를 설렘으로 가득차게 해 주었다. 중년이 시작되면 무료함과 재미없음이 지나치게 배양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핑계인 듯 하다. 이렇게 세상은 설렘으로 가득하지 않는가.


도서관에 관련된 책은 없는가 검색해 보니 괜찮은 책이 몇 권 보인다. 도서관 지을 때 참고하며 좋을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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