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경심, 

순수한 사랑때문에 울다.


보보경심을 선물로 얻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다. 첫 책인데 중국에서만 12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필자도 글쓰기를 애쓰고 있는데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끝낸 것이 아니다. 대막요, 운중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 등의 다수의 작품들을 이후에 계속 펴냈고, 대부분 베스트 셀러이다. 그녀의 집필력과 문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보보경심의 내용은 식상하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유가 무엇일까? 운명은 타인에의해 운명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 나간다는 현대인인 장효가 타인에 의해 운명지워진 삶을 살아야 하는 강희제 시절의 약희로의 여행 속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장난처럼 시작된 일들이 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굳어져 간다. 


사랑의 애달픔이란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애달파하고 마음 아파하고, 밤새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속에서 '사랑의 아픔'이란 말이 생겼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애달픔 말이다.


자유연애, 쾌락, 동물적 본능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절제되고 통제된 상황 속에서 몸이 아닌 마음으로만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하면 분명 반감을 나타낼 것이다. 탁한 세상이다. 그래서 더욱 보보경심은 빛을 발한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형과 고구마 구워먹던 '틈의 여유'를 낭만적으로 보듯 말이다. 순수하고 진정어린 사랑을 현대인들은 잃어 버렸다. 자유와 쾌락의 꾸정물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고대의 순수한 사랑이 그립다. 


















세상은 자유를 원하면서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쾌락적 사랑을 원치 않는다. 예전의 순수한 사랑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마치 폭풍을 뚫고 항구를 향해 계속하여 항해를 멈추지 않는 몸무림이다. 아니면 자신 안에 들어온 티를 이겨내기 위해 고통스러워하면서 마지막에 찬란한 진주를 만들어낸 조개의 아픔과 같다. 고통이 없다면 진주는 없다. 통제가 없다면 그리움도 없다. 순수함이라한 이러한 통제과 절제 속에서 만들어낸 진주이기 때문이다.


운명을 알지만, 운명을 바꾸지 못하고 운명에 종속된 체 죽어가는 약희라는 여인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린다. 약희는 현대의 침울하기 그지 없는 장마때의 잠깐 비추는 햇살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가 이 책을 읽다가 순수함을 잃어버린 내 자신이 싫어서 눈물을 흘렸다. 사랑할 자유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감사해본 적이 없다고...


읽다가 건져올린 몇 개의 문장들...


'세상은 태평성세를 노래하고 있지만 내 기분은 처량하기만 했다. 세상은 커다란 무대이고, 나는 그 연극을 지켜보는 구경꾼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은 비극이었다."


"우린 모두 폐하의 손에 든 바둑돌일 뿐이란다. 폐하께서 갑작스레 결정하신 일 같지만 실은 귀비께서 폐하의 뜻을 헤아리시고 적당한 때에 함께 연기를 하신 거야."


"역사책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어서 지금 일어나는 일이 내가 알고있는 역사적 사건의 흐름과 같은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나 때문에 역사가 이렇게 흘러가는 건지 아니면 역사가 그렇게 되어서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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