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쓰레기장이다!


무엇 때문에 기록하는 것일까? 오늘 누군가에게 안 좋은 말을 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나도 화가나서 그런 말을 했지만, 해 놓고 나니 내가 죄인이 되었다. 아무러 상대가 먼저 싸움을 걸어와도 주먹을 먼저 날린 놈이 죄인이 되는 법이다. 찜찜한 마음을 가지고 누군에게 말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로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상대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메모에 더욱 집착하는 지도 모른다. 어제 어떤 책을 읽으면서 '일기는 쓰레기장'이다는 말을 듣고 많은 공감을 했다. 나의 더러운 마음, 욕짓거리, 분노, 복수심을 일기에 몽따 털어 놓을 수 있다. 그러니 일기는 쓰레기장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나의 깨끗지 못한 마음을 털어 놓기 위해 블로그에 로그인했다. 천만 다행인 것은 이 블로그는 나를 아는 사람에게 모두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 나만의 공간에 나만의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마음 속에 불편하거나 분노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는 그것이 폭발한다. 억압하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모두 털어 놓아야 된다. 그러나 어디에다 그것을 털어 놓을까? 아무데도 없다. 사랑하는 아내! 나에게 늘 듬직한 남편이 되어달라고 애걸하는데... 지극히 사적이고 국지적인 이야기를 잘못 털어 놨다가는 벤뎅이라고 놀림을 당할께 뻔한 일이다. 아이들? 아니다. 부모? 그건 더더욱 아니다. 부모님들 들으시면 속이 상할 건데 어찌 그것을 말한단 말인가! 결국 일기밖에 없는다. 나 혼자 이야기하고, 나 혼자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렇게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고백의 힘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설득의 비밀에 법칙이 있다. 상대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7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7을 말하게 하고 자신은 꾹~ 참고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편이 말을 다했다 싶을 정도가 되면 말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말을 하지 않고 필요한 말만 하면 된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가 참 이상하다 설득이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잘 들어주면 설득에서 우선권을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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