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지식 세계고전>


한달 전 어느 신문에서 운영해서는 리뷰에서 베스트리뷰로 당선되어 절대지식 시리즈 네 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권에 무려 18,000원이나 되니 가격만 해도 72,000이나 되는 횡재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제 좋아하는 책만을 골랐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고무되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만만한 책들이 아니었습니다. 한 권당 800쪽이 넘다보니 어지가한 노력으로는 단기간에 읽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좋은 책이지만 결코 읽기 쉽지 않은 책들이었습니다.

















어쨌든 지난주에 <절대지식 세계고전>을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완독했습니다. 세계고전에 먼저 손을 댄 이유는 인문학 소양이 적은 저에게 세계고전을 통해 필독서를 추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책이 그 질문에 답을 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2004년데 출간해 <교양으로 읽어야할 절대지식>이란 책을 재편집하여 발행한 것입니다.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94권을 엄선하여 재편집한 것입니다. 모두 9개의 주제로 나누어 주제에 맞는 책들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1장/정치, 2장/경제, 3장/법사상, 4장/철학사상, 5장/여성론, 6장/종교, 7장/교육, 8장/역사, 9장/카운터컬쳐 입니다. 사실 세계고전을 94권으로 한정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저에게 카운터 컬쳐나 여성학관련 주제는 세계고전에 넣는다는 것이 약간 싫은 마음도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교육 부분에서는 네 권의 책만을 선별해 놓아서 너무 한쪽으로 몰고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권은 에밀(루소), 게르트루드는 어떻게 그의 아이들을 가르치는가(페스탈로치), 인간의 교육(프뢰벨), 민주주의와 교육(존 듀이)입니다. 네 권은 정말 중요한 책이기는 하지만 교육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가장 고대의 교육학 서적은 없다는 것이고, 대부분이 근대현대의 교육이론 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은 전적으로 고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거나 고전의 핵심을 쉽게 빠르게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선별된 책은 두 페이지에서 5페이지 정도로 핵심만을 추려 정리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제가 발견하지 못한 많은 부분을 보여주면서도 저와는 다른 시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적 관점으로만 읽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는 붕괴되는 국가를 보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되찾아가야할 인간의 본연의 모습인지를 그려주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표현이 도시적 의미가 아니라 가족적 의미라는 것도 분명히 밝혀두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꼭 필요한 중요한 핵심 주제들을 간략하고도 명확하게 정리해 주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저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는데 아주 명확한 의미를 갖지 못했지만 이 책은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인용한 군주론의 일부를 봅시다.

"인간이란 원래 은혜를 잊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위선적이며 제 한 몸의 위험만을 피하려 하고 물욕에 눈먼 존재이다."

"군주는 짐승처럼 행동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유와 사자의 기질을 모방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여유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 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
















아무래도 세계고전이다보니 정치와 경제, 법, 철학에서 거의 대부분의 책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당한 배려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인문학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의외의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영국법 주해>를 쓴 윌리엄 블랙스톤, <전쟁과 평화의 법>을 쓴 휴고 그로티우스도 처음 듣는 사람입니다. 철학부분에서도 <역사와 계급의식>을 쓴 죄르지 루카치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법과 철학에서는 유명한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이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점도 들고 싶습니다.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그동안 수천 년의 인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고전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곁에 두고 읽으면 참 좋을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기억해 두면 좋을 문장을 몇 개 올려 봅니다.

 

"인간은 일단 태어나면 생존의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음식물과 기타 자연이 인간의 생존을 위해 부여한 것들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존 로크의 <통치론>)

 

"어느 한 행위자는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 강요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현상이다."(막스 베버의 <지배의 사회학>)

 

"매각하려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구입자를 찾기 위한 가격을 낮추어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꾼다면, 필요(수요)로 하는 양은 가격 저하에 의해 증가하며, 가격 상승을 통해서는 감소한다는 것이다."(앨프리드 마샬의 <경제학 원리>)

 

갈릴레이 사건을 보며 르네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호의로 재량해 주길' 바라면 [방법서설]이 끝을 맺고 있다. 이 말은 또한 '꼭꼭 숨어 지낸 자야말로 가장 값진 인생을 보낸 자이니라'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데카르트에게 가장 어울린 말이 아닐 수 없다.'(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소개하면서 마무리에 적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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