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미친! 또 미친!
어떤 놈이 그랬다. 세상은 미친 놈의 세상이라고! 참 과격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예와 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불쾌함을 감출 수 없는 표현이다. 공자나 맹자같은 어르신들 말이다. 그러나 실존적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미친'는 결코 과장된 것도 마대뽀의 '우격다짐'도 아니다. 그것은 약간의 예의 없는 진심인 것이다.
세상이야 원래 미친 세상이지만, 굳이 이런 불편한 언어를 끄집어 내는 이유는 책 제목들이 미친이름을 달고 나오기 때문이다.
40대 공부에 미쳐라!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재테크에 다시 미쳐라!
미쳐라는 얼마 든지 다른 책에서 가져 올 수 있다. 고상하기로 유명한 정민교수도 한 건 올린다. '미쳐야 미친다' 안철수씨도 '미쳐라'에 한 표를 던졌다. 미친다는 말은 한자로는 미칠 광를 쓰고, 영어에서는 매니아라 말한다. 우리에게 매니아는 한 부분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미친은 정신 분열에 가까운 부정적인 의미라면, 매니아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언어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미치지 않는 정상을 미치도록 추구했고, 영미권은 미쳐도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인정이 주었다. 우리 나라에 미쳐 날뛰는 비정상적인 사람이 많고,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매니아가 적은 이유는 이런 언어적 영향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미친 이란 단어로 검색해 보니 역쉬나... 모두 한가지 일에 지나치도록 몰입하고 빠져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우리는 그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미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미치지 않고 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짜 미친 것이다.' 그렇지 않는가. 평범하게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것을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 그것은 게으른 것이고, 안이한 것이다. 근무태만이며 직무유기다.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미친 삶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미친다는 것은 도파민의 과다분비 때문이다. 즉 쾌락이 강하기 때문에 중독되는 현상이다.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감정을 주도하는 변연체가 도파민의 영향을 받아 쾌락에 중독되는 현상이다. 세로토닌이란 화학물질의 영향도 크다. 세로토닌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기능을 맡고있다. 아드레날린이 충동이나 과격한 행동에 의해 분비되는 각성이라면, 세로토닌은 깊이 생각하고 차분하게 하는 성질을 가져다 준다. 미치는 것은 도파민이라는 흥분제와 세로토닌이라는 차분하게 하는 성질의 두 물질이 묘하게 동거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결국 미친 것은 즐거운 것이고 주변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미친 녀석들은 가정도 돌보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 사는가 보다. 그렇지 않은가. 예술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가정이나 인간관계가 올바른 사람은 없지 않는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친삶은 외로운 천재로 가는 길임에 틀림 없다.
어쨋든 미친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 치고 미친 듯이 팔리지 않는 것도 없으니 일단 붙여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