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난히도 댓글이 많이 달린다. 그저의 나의 생각을 피력했을 뿐인데 말이다.
채근담에 이른 말이 있다.
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 總是進德修行的砥石
若言言悅耳 事事快心 便把此生埋在鴆毒中矣(전집-5장)
귀에 거슬리는 충고더라도 항상 들을 줄 알고,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더라도 항상 간직한다면, 이것으로 덕을 증진시키고 행동을 닦는 숫돌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들리는 말마다 귀를 즐겁게 하고 하는 일마다 자신의 마음에만 맞게 잘 된다면, 이것은 자신의 일생을 짐새의 독속에 파묻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틀릴 수 있고, 또한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고 완고한 사람이다. 나는 종교로는 기독교인고, 정치성향으로는 보수에 더 가깝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다. 또한 FTA를 반대하며, 유전무죄의 철학을 혐오한다. 그럼에도 공의와 진실을 따라가고 싶고, 만약 나의 생각과 견해가 다르다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바르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근래에 읽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저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무엇에 지나치게 열심히 집중하면 자기도 모르게 눈이 멀게 된다.-- 우리는 명백한 것조차 못 볼 수 있으며, 자신이 못 본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정말이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아는 것만 보는 이기주의자다. 나와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군자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유유상종이라 하지 않았던가.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끼리만 모인다. 그러다 보면 나와 다른 견해에서 볼 수 없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집스런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항상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이야 말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대화의 시작이요, 마지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