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없는 곤충 학교 재미있는 곤충 학교 3
우샹민 지음, 샤지안 외 그림, 임국화 옮김, 최재천 외 감수 / 명진출판사 / 2012년 4월
절판


아들이 책을 보자마자 아빠의 손에서 책을 낚아채 갔다. 꿈이 곤충박사인 아들은 틈만나면 산이고 들을 누비며 요상한 벌레들을 채집해 온다. 한 번은 민달팽이는 깡통에 담아 왔다. 겁이 많은 아내는 아들의 깡통을 들여다보고는 기겁을 하고 소리를 냅다 질러댔다. 아들은 재미있다고 신나게 웃는다.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풍경이다. 아내는 담력이 생길만도 한데 아직도 곤충들하고는 친하게 지내질 않는다. 아들 역시 엄마의 엄중한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온갖 곤충들을 다 잡아 온다. 지난 주에는 두꺼비 털 하늘소를 잡아 와서는 자랑을 했다. 아들 말로는 두꺼비 털 하늘소는 여름을 알리는 곤충이라고 한다. 만져 보라고 해서 만져보니.. 등에 정말 털이 만져졌다. 정말 신기한 곤충이었다.



<왕따 없는 곤충학교> 제목이 기발하다. 유샹민에 의해 쓰여지고 샤지안과 장페이이우의 그림으로 그려졌다. 이름을 굳이 적는 이유는 이분들이 중국인들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곤충하며 파르브 곤충을 비롯하여 서구인들이 주로 연구한 학문이라고 여겨진 탓이라 저자가 생소하게 다가왔다. 저자의 소개를 보니 중국 하얼빈 사법대학을 나왔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과학 서적을 주로 쓴다고 한다. 지은책이 벌써 4권을 넘었다.

곤충들이 습성을 학교라는 테마로 만들어 재미나게 그려주고 있다. 메뚜기 교장 선생님, 앞장다리 풍뎅이, 그리고 늑대거미와 장수 풍뎅이, 소똥구리 등 학생들 이루어진 학교에서 벌이지는 신나는 소동이다. 저자는 곤충들의 습성을 이용해 재미난 대화와 이야기로 풀어 나간다.

소똥구리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따끔하게 충고해 줬지. 지금 문제는 돈이 아니라 네 구린 방귀라고 말이야."
"그래서?"
알락하늘소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확실히 약속을 받아 냈어. 다시는 구린내 나는 방귀로 우리 반 학생들을 괴롭히지 않기로 말이야."




앞장다리 풍뎅이 선생님은 새로운 학생을 소개한다. 그 학생의 이름은??? 폭탄먼지벌레다. 엥??? 그런 벌레가 다있어? 금시초문이다. 폭탄먼지벌레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다른 곤충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한다.
"저 녀석 계속 눈을 찌푸리고 있어."
"눈 빛이 예사롭지 않는데."
"더듬이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어. 우리 정보를 수집하는 거 같아."

저자는 벌레들의 습성을 잘 이해하면서, 다른 곤충들의 입을 통해 절묘하게 묘사해 나간다. 아들은 이러한 풍경이 상상이 되는 지 책을 읽는 내내 킥킥 거린다. 궁금해서 아들에게 가서 '정말 이해하니?' 물었다.
"아빠! 이건 기본이에요. 기본"
시간나는 대로 곤충에 대한 책을 읽고, 곤충을 잡으러 다니는 아들에게는 쉬은 죽 먹기였다. 재미난 곤충들의 세계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실 곤충은 몰라도 된다. 그냥 책만 읽어도 재미가 많다. 책을 읽고 있으면 하나의 동화처럼 술술 읽혀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곤충 박사가 될 것이다. 그저 읽기만 해도 곤충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재미를 얻을 수 있다. 혹시 모를까 싶어 친절하게도 중간중간에 곤충에 대해서도 알려 준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진짜 삶과 비교하면 참 재미가 있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뒷장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곤충 스티커도 친절하게 추가해 두었다. 아들에게 아직 리뷰를 쓰지 않았으니 그것만은 떼지 말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순순히 고집을 꺽는다. 덕분에 아직 훼손되지 않는 스티커 사진도 찍게 되었다. 아들과 함께 읽는 <왕따 없는 곤충학교> 그 재미가 솔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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