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셋째주


중국의 고전을 파악해 보면 세 가지의 중요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가장 주 흐름은 공자, 맹자를 중심으로한 유가사상이고, 그 반대의 극단에는 노자,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이다. 다른 한 흐름은 순자와 한비자로 이어진 법가사상이다. 물론 이 외에는 다른 부류의 사상이 있다.  그럼 묵자는 어느 부류에 넣어햐 할까? 분면 묵자는 공자와 맹자와는 다르고 사실, 많은 반대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묵자는 반대편인 노자와 장자와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노장사상이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장한다면 묵자는 오히려 가정과 삶에 대한 애착이 강열하다. 



공자와의 대결에서 묵자가 공자를 비판한 이유를 가정을 해하는 공자의 허례허식을 실날하게 비판한다. 한 예로 공자는 부모가 죽으면 3년상을 주장한다. 그러나 묵자는 그것을 실날하게 비판하면서 죽은 자를 위하여 산자를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3년 동안 가장 일도 하지 않고 무덤을 지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3년 동안 무덤 옆 초막에서 거하면 당사자가 건강을 잃고, 일을 하지 못함으로 가정과 나라가 가난해지고, 가장을 돌봐야 하는 다른 가족들 또한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만 보아도 유가와 묵가 사상이 얼마나 다른가를 알 수 있다. 유가사상은 예와 법도를 중요시하고, 전통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비해 묵가사상은 철저하게 현실적이며, 실제적인 사상이다. 

전쟁론에서도 유가사상은 전쟁의 반대편에선다. 이부분은 묵가사상도 동일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전쟁은 할 수 있다고 묵자는 주장한다. 공자가 이상향을 추구하는 철학적 관념주의자라고 한다면 묵자는 현실주의자이며 서민적이다. 묵자의 묵도 검은 것을 뜩하며 서민과 별볼일 없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묵자를 상상의 인물이거나 대명사일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다. 


하여튼 이번에 새로 출간되는 묵자편은  국내 제자백가 연구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고 이운구 선생의 유고작이나 다름없다. 다른 출판사의 책과 뭐가 다른가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한자는 우리나라 고유의 글자도 아니고, 특히 사상관련 서적은 그 사상을 잘 이해하고 있을 때 원문에 가까운 번역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로렌츠 케에자의 라캉연구서인 <주체성과 타자성>이 새롭게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아직 라깡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귀한 선물과 같다. 촘스키를 넘어 라깡에게 배우는 고독한 존재로서의 언어를 들어 볼 참이다. 이탈리아 출신이면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총망받는 석학인 로렌츠 키에자의 라깡에 대한 열정을 들어보자.








마이클 샌델의 신간이 나왔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추적한다.

가치는 사전적 정으로 쓸모, 용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회정의 측면에서 가치를 논한다면 그것은 정의와 존재에 대한 물음이다. 공동체 정의를 지향하는 샌델는 이 책을 통해서 사장의 가치를 묻고 있다. 시장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곳이다. 가격은 곧 가치를 뜻한다. 그렇다면 사람까지도 가격이 정해지는 것은 어떤가? 샌델은 시장이 가진 어둡고도 탁한 폭력성을 고발한다. 

시장은 도덕이 없다. 아니 지켜지지 않는다. 모든 것이 돈이라는 척도에의해 결정되고 가치가 정해진다. 그런의미에서 시장을 통해 경제를 주도하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위험하고 비인간적인가. 복지의 문제로 넘어가 보자. 돈이 되지 않는다면 병원도 문을 닫아야하고,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복지도 없어져야 한다. 시장을 그것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돈이 된다면, 마약도 담배도, 술도 괜찬아 진다. 시장은 통제되어야할 위험한 곳이다. 약육강식의 FTA 시장 개방은 윤리가 사라진 오직 물신만을 섬기는 가진 자들의 은밀한 폭력이다.



그림책이다. 특이한... 마치 높은 빌딩이나 행글라이더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느낌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나 혼자만의 공간은 아닌 것이다. 출퇴근하는 길만 유일하게 알고 있는 20년 지기 친구는 자기집 뒤에 문구점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하이야 길고 다르고 그 길로 갈 일이 지금까지 한 번 도 없었느니... 우리의 주변을 한 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득 그 생각이 든다. 




정말 읽고 싶은 책이다. 아니 이미 읽은 책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읽고 싶은 책이다. 이제 막 십대 중반으로 올라가는 두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아이 키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빠 말도 잘 듣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까먹었어요라고 얼버부린다. 이런 괘씸한! 

그래도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 딸은 엄마를 보며 자란다. 아니 닮아간다. 지적인 부분도, 정서적인 부분도... 엄마 속에 잘못 각인되 생각과 편견들이 딸을 망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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