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두 얼굴, 극과 극은 어디서 오는가?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유명한 스티븐슨은 영국의 가장 도덕적인 시기로 알려진 빅토리아 시대에 살았다. 그는 가장 고상한 인격을 가진다는 그 시대 속에서 인간의 내면적 모습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낮에는 존경받는 지킬 박사로 밤에는 정신 이상자요 살인자인 하이드로 살아간다. 약을 먹음으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사실은 그 안에 감추어질 뿐이다.

어릴 적 드라마였던 두 얼굴의 사나이가 기억난다. 평상시에는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지만 화가나면 괴물-헐크가 되어 악당들을 쳐부수는 의리의 사나이?가 된다. 우리 안에 잠재된 두 얼굴이다. 며칠 전에는 방화범이 잡혔다. 많은 사람들이 놀랬다. 그는 너무나 평범했다. 회사에서는 좋은 회사원이었고, 가정에서는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그러나 그는 수십번이 넘게 불을 지른 방화범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두 얼굴이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무척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숨겨진 범죄적 인간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소매치를 당한 어느 초등학생을 비명 소리를 듣고 소심했던 아가씨가 용기를 내어 들려 들었다. 내 안에 숨겨진 이타적 본성을 깨운 것이다. 그렇다. 이것도 우리 안에 숨겨진 또다른 모습이다. 우리는 두 얼굴이란 모습을 가식적이고 범죄적인 것으로 몰아 세운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동조당한다. 그는 나를 보고, 나는 그를 본다. 이번에 EBS에서 펴낸 [인간의 두얼굴]시리즈는 인간을 움직이는 내적 요인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곳에는 우리가 잘 아는 심리학적 실험들도 있고, 전혀 실험해 보지 않았던 것들도 담고 있다. 스탠포드 가짜 교도소 실험이나 실에조 일어난 아루그라이브 포로수용소의 학대 사건등은 우리의 보이지 않는 내면들을 들추어 낸다. 진실했던 그들이 갑자기 악당이 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에 의해 움직여지기도 한 것이다.
2005년 11월 3일 지하철 6호선 안암역에서 한 아이가 갑자기 철로 밑으로 떨어졌다. 그 때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한 남자가 철로로 뛰어들어 아이를 구했다. 죽음의 순간이었다. 그의 이름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대현군이었다. 그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뛰어든 것이다. 2006년 7월 3일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방관자 효과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자신이 목숨을 건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 역시 우리의 두 얼굴인 것이다. 한 부류는 악당으로 한 부류는 영웅으로 충동질되어 살아간다. 누구를 무엇을 따를 것인가는 여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아있다.
나의 두 얼굴은 무엇을 따를까? 악당 아니면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