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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ㅣ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구판절판
오랫 만에 재미난 책을 읽은 탓인지 속이다 후련하다. 좌뇌가 유난히 발달한 나에게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 후에>의 책은 한 여름의 폭포수처럼 시원하다. 모두가 원한다고 해서 다 소원대로 되지지는 않는 법, 호쇼가의 아가씨는 늘 사건을 풀어가는 주역으로 등장하지만 그 답은 까칠남 집사요 운전사인 가게야마에게서 나온다. 절묘한 트리풀 구성으로 이루어진 본 서설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데려댜 준다. 엉성한 추리와 거추장스러운 가식으로 멋을 호쇼 레이코의 상관 가자마쓰리 경부는 가게야먀의 치밀함을 더욱 부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고있으니 이 세상에 미지의 사건이란 없는 것 같다. 몇가지의 단서만 가지고도 사건을 해결해 버러니 말이다. 이젠 셜록홈즈를 뛰어넘는 소설의 탄생인가? 이 책의 묘미는 무엇보다 게가야마와 호쇼 레이코의 대화이다. 호쇼가의 아가씨, 그리고 현직 경찰이라는 자존심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호쇼 레이코지만 결국 가게야마의 탁월한 추리력에 힘을 잃고 만다.
집사 가게야마의 독설을 보면 이렇다.
"실례되는 말씀입다만, 아가씨.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이십니까?"(35쪽)
"눈으로 멋으로 달고 다니십니까?"(95쪽)
가게야마는 까칠하고 독설로 가득한 존재이다. 그러나 그의 치밀함 때문에 호쇼레이코는 그를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정 반대의 자리에 서있는 가자마쓰리 경부는 어떤가? 넘겨집기의 명수이고, 공 가로채기의 달인이다. 책 안에서의 마쓰리 경부은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까칠남의 자리는훨씬 가벼워 졌을 것이다.
그럼 가게야마는 어떻게 문제를 풀수 있었을까? 그 답은 명확한 논리와 단서와 상상을 더 한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피해자가 다시 집으로 들어간 이유를 추리할 때, 일기예보를 생각해 낸 것이다. 즉 빨래를 거두기 위해 다시 집으로 들어감으로 집에 들어가 있었던 범인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두 형사가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단서를 가지고만 있지 상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왜 그렇게 했는가에 대한 내적심리를 간과함으로 충분히 단서들을 검토해 보지 않은 것이다. 즉 까칠하지 않은 것이 탈이다. 집사인 가게야먀에 아가씨인 호쇼 레이코에게 독설을 품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인 것이다. 눈을 뭐하나 달고 다니느냐? 당신은 멍청이가 아니냐라고 독설을 퍼붓은 이유는 단서를 충분히 생각하고 살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가게야마의 까칠함은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독을 든 와인을 먹게한 범인, 어떻게 와인병안에 독을 넣었을까? 가게야마는 와인병의 뚜껑인 코르크를 주목한다. 즉 주사기를 통해 와인에 독을 넣을 수 있었고, 뚜껑을 열지 않은 상태로 보이도록 하기 때문에 의심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이러한 단서를 찾아 상상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까칠한 가게야마, 셜록 홈즈의 부활인가! 2011/07/26 13:14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jhenugi/5725120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저자 히가시가와 도쿠야
출판사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1년 05월 1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오랫 만에 재미난 책을 읽은 탓인지 속이다 후련하다. 좌뇌가 유난히 발달한 나에게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 후에>의 책은 한 여름의 폭포수처럼 시원하다. 모두가 원한다고 해서 다 소원대로 되지지는 않는 법, 호쇼가의 아가씨는 늘 사건을 풀어가는 주역으로 등장하지만 그 답은 까칠남 집사요 운전사인 가게야마에게서 나온다. 절묘한 트리풀 구성으로 이루어진 본 서설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데려댜 준다. 엉성한 추리와 거추장스러운 가식으로 멋을 호쇼 레이코의 상관 가자마쓰리 경부는 가게야먀의 치밀함을 더욱 부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총 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_살인 현장에서는 구두를 벗어주십시오
두 번째 이야기_독이 든 와인은 어떠십니까
세 번째 이야기_아름다운 장미에는 살의가 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_신부는 밀실 안에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_양다리는 주의하십시오
여섯 번째 이야기_죽은 자의 전언을 받으시지요
이야기 진행은 이렇게 흘러간다. 먼저 사건이 발생하면 마쓰리 경부가 들이닥치고 곧이어 호쇼 레이코가 들어온다. 한참 마쓰리 경부의 어색하고 억지스러운 추리가 이어진다. 호쇼 레이코도 맞장구를 치며 속으로는 비웃는다. 하지만 그녀 역시 이 문제의 답을 얻지는 못한다. 상심한 레이코... 집으로 돌아가 집사인 가게야먀에게 사건을 이야기해 주면 가게야먀는 한참을 듣다가 문제를 단숨히 해결해 버린다. 마치 셜롬홈즈를 읽고 있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이 책을 읽고있으니 이 세상에 미지의 사건이란 없는 것 같다. 몇가지의 단서만 가지고도 사건을 해결해 버러니 말이다. 이젠 셜록홈즈를 뛰어넘는 소설의 탄생인가? 이 책의 묘미는 무엇보다 게가야마와 호쇼 레이코의 대화이다. 호쇼가의 아가씨, 그리고 현직 경찰이라는 자존심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호쇼 레이코지만 결국 가게야마의 탁월한 추리력에 힘을 잃고 만다.
집사 가게야마의 독설을 보면 이렇다.
"실례되는 말씀입다만, 아가씨.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이십니까?"(35쪽)
"눈으로 멋으로 달고 다니십니까?"(95쪽)
가게야마는 까칠하고 독설로 가득한 존재이다. 그러나 그의 치밀함 때문에 호쇼레이코는 그를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정 반대의 자리에 서있는 가자마쓰리 경부는 어떤가? 넘겨집기의 명수이고, 공 가로채기의 달인이다. 책 안에서의 마쓰리 경부은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까칠남의 자리는훨씬 가벼워 졌을 것이다.
그럼 가게야마는 어떻게 문제를 풀수 있었을까? 그 답은 명확한 논리와 단서와 상상을 더 한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피해자가 다시 집으로 들어간 이유를 추리할 때, 일기예보를 생각해 낸 것이다. 즉 빨래를 거두기 위해 다시 집으로 들어감으로 집에 들어가 있었던 범인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두 형사가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단서를 가지고만 있지 상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왜 그렇게 했는가에 대한 내적심리를 간과함으로 충분히 단서들을 검토해 보지 않은 것이다. 즉 까칠하지 않은 것이 탈이다. 집사인 가게야먀에 아가씨인 호쇼 레이코에게 독설을 품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인 것이다. 눈을 뭐하나 달고 다니느냐? 당신은 멍청이가 아니냐라고 독설을 퍼붓은 이유는 단서를 충분히 생각하고 살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가게야마의 까칠함은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독을 든 와인을 먹게한 범인, 어떻게 와인병안에 독을 넣었을까? 가게야마는 와인병의 뚜껑인 코르크를 주목한다. 즉 주사기를 통해 와인에 독을 넣을 수 있었고, 뚜껑을 열지 않은 상태로 보이도록 하기 때문에 의심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이러한 단서를 찾아 상상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300페이지가 넘는 결코 작지 않는 페이지임에도 단숨에 읽혀진다. 여섯개의 짧고 재미난 이야기의 모음이라 더욱 속도감이 붙지 않는가 생각된다. 까칠남 가게야먀, 21세기에 홈즈가 다시 부활한 듯한 생각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