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천, 죽은 영혼들이 환생 하기 전 49동안 머무는 곳이다.
이곳은 엄밀하게 말하면 기억을 지우는 곳이다. 기억을 지우지 못하면 전생의 아픔과 고통과 번뇌를 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의 모든 고통은 기억에서 온다? 기억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선사해 주는 것일까? 

한국의 판타지 영화로 두번째라고 해야 할까? 2005년에 무영검을 내놓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호기심반 기대감 반으로 극장을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판타지에 대한 서툰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은 좋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1년 뒤 2006년 화려화 배경과 배우,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중천을 내 놓았다. 주제는 '기억'이었다. 기억은 한 존재를 결정짓는 요소이다. 어떤 기억을 소유하느냐는 어떤 존재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소유는 과거로부터의 축적이고, 존재의미는 현재를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는 과거에서 왔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퇴마사 이곽(정우성)이 우연찬케 중천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곳에서 생전에 연인이었던 연화인(소화)를 만났다. 중천은 생전 처용대였던 동료들이 반란을 일으켜 몹시 어지러운 상태에 있었다. 소화는 생전의 연인이었던 이곽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곽은 계속하여 소화를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보호해 준다. 천인이 된 소화, 천인은 이 생의 기억을 지운 존재이다. 중천에 들어오면 탄지탕에서 7일 동안 사람은 냄새를 씻어야 한다. 냄새는 곧 기억을 의미한다.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존재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중천을 구원할 영채를 갖고있는 소화는 원귀들의 표적이 된다. 원귀들의 반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땅에서 세상을 바꾸려 했던 그들이 죽어서 중천에서 다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생의 기억을 끊지 못하고 중천에서 반란을 도모하여 생을 변화 시키려 했던 것이다. 처용대들이 원귀가 되어 중천에서 반란을 일으킨다는 것은 망각을 거부하고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사랑은 '기억'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있다. 처용대들또한 기억 때문에 반란을 일으켰다. 전혀 다른 두 기억의 충돌을 말하고있다. 처용대의 기억은 오직 자신들만을 위한 욕망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이곽은 연인에 대한 사랑, 생에서 지키지 못했던 안타까움으로 그 사랑을 지키려 한다. 사랑은 집착하게 만들고, 기억은 번뇌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는 '기억'은 반드시 사랑으로 탄생하고 순결한 서로를 향한 헌신으로 강해진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 아니라 기억을 해석하는 그 무엇이다.  
즉 기억보다 존재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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