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의 개구리와 바다를 논하지 말라.

우리가 말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는 원출처는 중국고전인 장자 외편의 17편인 추수에 나오는 일부이다.
 

 

 

 

 

 

 

원문은 이렇다.

가을 물이 때로 불어나서 흘러내릴 때면 모든 냇물이 황하로 몰래 흐른다. 그때 그 본류는 매우 넓어서 양쪽 둑과 모래밭에 있는 소와 말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때 황하의 수신인 하백은 스스로 기뻐하면서 천하의 아름다움이 모두 자기에게 달려 있는 줄 알고 물 줄기를 따로 동으로 가다가 북해에 가서 멈추어 거기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물이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하백은 낯빛을 고치고 멍하니 북해의 신, 약을 향하여 탄식하였다.
"속담에 백 가지쯤의 진리를 깨달은 자가 천하에 자기만한 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곧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구려. -중략- 그러자 북해의 신, 약이 말했다. 우물 속의 개구리는 바다를 말할 수 없는 것이니 이는 우물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요, 여름에만 사는 벌레가 얼음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것은 자기가 사는 여름만이 시절인 줄로 굳게 믿기 때문이며, 촌스런 선비가 도를 말할 수 없는 것은 속된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네. -하략-



 우물 안의 개구리란 우물이란 좁은 곳이 전부인줄 알고 잘난 체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물은 속이 좁고 경쟁자가 적어 쉽게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또 다른 의미를 찾는다면 천체를 보지 못하고 작은 견해를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인간을 두고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이란 적게 알수록 고집스럽고 어리석다. 속담에 이르기를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자신의 부족을 알고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우물이 전부라고 우기는 사람에게 바다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 없는 짓이다. 그는 바다를 인정하지도 않을 뿐더리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딱 잡아 뗀다. 

예전 23년 전쯤에 배에서 일을 할 때이다. 기관실에서 일하는 기관사들과 선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한 분이 요즘 경운기는 손으로 돌리지 않고도 시동을 걸 수 있다고 하자 모두 반색을 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디젤엔진으로 만들어진 경운기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돌려 시동을 걸었다. 어떤 분은 자신이 직접 봤다고하면서 키를 집어넣고 자동차처럼 시동을 건다고 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배의 엔진은 에어탱크에서 나오는 압축공기를 엔진에 집어넣어 시동을 걸었다. 그 작은 경운기에 공기땡크를 달리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무엇으로 엄청난 힘이드는 엔진의 시동을 건다는 것은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은 모두에게 바보 취급을 받았고 이상한 소문을 내고 돌아다니는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누가 이기는가? 무식한 사람이 이긴다. 그러한 세계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잘못된 생각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절대 넓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만이 옳다고 끝까지 우기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고집스럽다라고 말한다. 올바른 고집이 아니라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으면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동굴우상의 비유에서도 이러한 예는 찾을 수 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세계는 없다고 쉽게 단정짓고 말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과 깊은 것과 높은 것과 넓은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오히려 면박을 당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취급받으며, 정신이상자로 몰아가 버린다. 결국 무식한 사람이 이기는 법이다.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는 성경의 충고를 잊지 말자.


물론 장자가 말하려했던 의도와 필자가 말하는 의도는 사뭇다르다. 장자는 무위의 상태를 바다라고 칭하였다. 그럼에도 이 우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적절하게 필요한 우화임에는 틀림없다. 더 넓은 것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고개를 숙이지만, 우물 안에서만 사는 개구리는 자신 밖에 모르니 고개를 숙여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내 자신을 바라보아도 우물안의 개구리와 별단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신영복교수의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도 참고해볼 만한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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