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왜 잊지 못하는 것일까?

 


첫사랑,  

생각만해도 설레고 마음절이게 하는 신비로운 단어입니다. 어떤 시인은 첫사랑을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단어'라고 정의했습니다.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첫사랑은 여자로 남자로 눈뜨게하는 신비로운 묘약과 같은 것이죠. 그럼에도 첫사랑에 성공하여 결혼까지 골인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저와 같이 사람을 상대로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조차도 첫사랑에 성공하여 골인한 사람을 찾아 내라며 며칠밤을 세워야 합니다. 40을 넘게 살아왔지만 제 앞에서 '우리 부부는 첫사랑의 결실입니다'라고 공식적으로 고백한 사람은 딱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만큼 첫사랑은 이루기 힘든 것이죠. 그래서 첫사랑하면 설레임과 들뜬기분, 몽롱한 신비가 새록새록 다가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저주도 함께 따라 붙어 옵니다. 독일의 천재 문학가였던 괴태 조차도 첫사랑 때문에 시를 썻습니다. 읽어 보실래요?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저 첫사랑의 날을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때를 돌려줄 것이냐
저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기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한탄과 더불어 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한다.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달 줄 것이냐
그 즐거운 때를
-Johann Wolfgang von Goethe-


 

 

 

 

 

 

 

 

 

흠.. 이 시를 읽고 있으니 첫사랑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다시 돌아가야 할 고향같은 느낌^*^ 아니면 엄마의 품처럼 아늑하고도 신비로운 느낌^*^ 뭐 그런 느낌이 드네요. 첫사랑은 왜 이렇게 시인들의 노래의 주제요, 수많은 사람들의 꿈결같은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일까요?


기억나시나요? 90년말에 유난히도 유행했던 '채팅'과 '아일러브스쿨'이라는 클럽입니다. 거의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누렸죠. 무엇 때문일까요? 잃어버린 학창 시절의 친구들? 아니면 보고 싶었던 그리운 사람들? 맞습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한가지더 있습니다. 바로 첫사랑에 대한 추억 때문이죠. 어떤 40대의 주부는 '아일러브스쿨'에서 첫사랑을 만나 불륜으로까지 번져 결국 슬픈 종국을 맞이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주부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알게된 남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키도 크고 멋진 동네 오빠였습니다. 둘이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넘지 못한 선까지 넘아가게 되면서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오빠네 집은 너무 잘 살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소위 일류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주부는 평범한 가정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반 직장에 취직을 했죠.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았습니다. 둘이는 서로 사랑하며 결혼을 약속했지만 부모의 반대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세었고, 특히 주부의 집에서는 감당못할 집?의 아들과 결혼 한다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이 있었기 때문 극부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그들도 학벌의 차이도 있고, 반대가 심히 마음이 서원해 지면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사랑했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주부는 좋은 남편은 만나게 되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대기업에 취직하여 승승장구하는 멋진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점점 일에 바빠지면서 가정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낮아졌습니다. 아내는 점점 외로움을 타게되었고, 남들의 부러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은 고독과 눈물로 멍들어 갔습니다. 그러다 그 유명한 '아일러브스쿨'이 탄생하게 되고 그곳에 가입하게 됩니다. 우연일까요? 아니면 필연일까요? 그 곳에서 헤어진 옛 애인을 만나게 됩니다. 잘나가던 집의 아들이었고, 일류대학에 들어가서 모든 것이 잘될 줄로만 알았던 친구는 아버지의 사업이 갑자기 부도가 나면서 거리로 내 앉게 되었고 다니던 학교에서도 자퇴를 하고 산업전선으로 뛰어 들어야 만했습니다. 그리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죠. 더우기 그 애인은 옛 애인을 잊지못해 결혼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홀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그 주부는 자신 때문에 아직까지 결혼도 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자신을 버리고 배신했다고 믿었던 오해가 풀리면서 그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빠, 미안해 그 동안 오빠가 날 미워해서 돌아선 줄 알았어.
난 그동안 오빠를 미워하며 지금껏 살았어요. 미안해 오빠, 미안해 오빠"

그렇지않아도 남편이 찾아주지 않아 고독한 시간을 보내던 그 주부는 순식간에 그 오빠에게 무너져 그 날 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말았던 것이죠.


한 주부의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예는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산파극처럼 우리 주변에 흩어져있습니다. 첫사랑이 애절하고 애달픈 이유는 몇가지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첫번째는 첫사랑은 말 그대로 첫사랑입니다.
처음은 서툴고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서 힘도 많이 들고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하는 법이죠. 사람은 누구나 '첫'번의 일을 기억합니다. 어제 식사를 같이했던 한 시인도 천편이 넘는 시를 지었지만 등단할 때 썼던 첫번째 그 시를 기억하고 있답니다. 마흔이 넘은 저도 처음 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 였죠) 첫날 학교에 가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부모님은 밭에 일하러 가시고 9살 많은 누나와 함께 학교에 갔었드래죠. 첫번의 경험은 여타의 다른 경험보다 훨씬 강도가 높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 법이죠.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첫사랑은 서툴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합니다.
얼마전 어떤 지인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죠. 그 분이 장례를 다 치르고 며칠이 지난 다음 저와 만나서 하는 말이 '부모님께 못해준 것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맞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못해준 것 때문에 가슴아파하고 미안해지는 법입니다. 그래서 첫사랑은 서툼으로 인해 잘 챙기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집착함으로 상처를 많이 남기게 됩니다. 결국 서로 마음이 맞지 않다고 헤어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잘 못해준 것 때문에 더욱 생각이 나는 법입니다.


세번째는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이란 묘한게 손에 쥐기 전에는 간절하고 애달픈 마음이 들지만 그렇게 간절했던 마음도 손에 쥐고 나면 모두 잊어버린 답니다. 이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부릅니다. 러시아의 심리학자인 자이가르닉이 1927년 발표한 이론인데요. 어떤 일을 하다가 그 일을 중간에 그만 두면 머릿 속에는 남아있는 일을 마무리하려는 동기가 계속 작용하기 때문에 머리 속에 계속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일을 마치기 전까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상태가 계속 되는 것이죠. 그러다 문제가 해결되고나며 긴장이 풀리면서 평안해 진다고 합니다. 즉 망각하는 것이죠. 특별히 첫사랑은 낯설고 처음 느끼는 감정의 황홀함 때문에 더욱 오래 지속이 가는 것이죠.


네번째는 첫사랑의 강열함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마약을 할 때와 거의 비슷한 상황이 된다고 합니다. 새크라멘토 소재의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낸시 칼리시는 첫사랑은 보통 연애와 다르다고 합니다. 첫사랑이 얼마나 강열한지 졸업 40주년 동창회에서 첫사랑을 만난 어떤 주부는 '벼락을 맞은 것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라고 합니다.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었다기보다는 서투른 첫경험과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자칫 현재의 남편과 아내를 사랑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첫사랑, 잊혀지기 결코 쉽지는 않지만 잊어야만하는 아이러니한 역설의 신비일 뿐입니다.  

 기억에 대해 생각보는 책들입니다. 첫사랑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사랑처럼 생각했던 '기억'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찾아가는 기억이 궁금해 지면 아래의 책들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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