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공자를 이은 유가사상을 집대성한 사람이라고 할수 있다. 후대에 다시 주자에 의하여 성리학으로 발전하기는 하지만 공자 후 100년에 태어난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좀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공자의 논어가 제자들이 받아 쓴 것이라면 [맹자]는 스스로 쓴 글이다. 논리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있다. 


다음은 맹자의 등문공 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올바른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아야 한다는 맹자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옛날에 진나라 경에 조간자가 마차를 잘 모는 왕량에게 그의 충신인 해와 함께 수레를 타고 사냥을하게 했는데, 해는 종일토록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해가 돌아와 ‘천하에 형편없는 말몰이꾼입니다’라고 보고했다. 어떤 사람이 그 말을 왕량에게 알렸다.  

그러자 왕량은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고 하고는 강요하다시피 청해서 해의 승낙을 얻고 사냥을 나섰는데, 하루 아침 사이에 열 마리의 새를 잡았다.  

해가 돌아와서 ‘천하에 훌륭한 말몰이꾼입니다’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조간자가 ‘내 그에게 너와 함께 수레를 타를 일을 맡기겠다’고 하고는 왕량에게 그렇게 분부했다.

그런데 왕량은 그 분부에 응하지 않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그를 위해 말 모는 것을 법도대로 했더니 종일토록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그를 위해 법도에 어긋나게 했더니 하루 아침 사이에 열 마리의 새를 잡았습니다. [시경(詩經)]에 말 달리는 법도를 잃지 않으니 활을 쏨에 깨뜨리는 것처럼 명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소인이 함께 수레를 타는 데 익숙하지 않사오이, 사양하겠습니다’ 

고 했다.

말몰이꾼조차 법도를 무시하고 활쏘는 사람과 영합하면 산더미처럼 많은 짐승을 잡을 수 있다 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도를 굽혀서 제후를 따를 수 있겠느냐?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자기 지조를 굽힌 자가 남을 바르게 한 경우는 없다. 


 

 

 

 

 

 

 

 

맹자는 정치를 함에 있어서 백성들의 허물이나 죄는 그들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 정치한 왕이나 장수들에게 있음을 목축의 비유를 통해 설명해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장수나 왕은 결국 백성들을 질책한 것 말고는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정치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정치와 목축의 비유

 

맹자가 제나라 변경의 평륙(平陸)지방에 가서 그곳의 대부인 공거심(孔距心)에게 물었다.

"만약 창을 든 당신의 병사가 하루 동안 세 번씩이나 대오를 이탈한다면 처벌하겠소, 그대로 두겠소?"

대부가 대답했다.

"세 번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도 대오에서 이탈한 적이 많았소. 흉년으로 기근이 든 해에 당신의 백성들 중 노약자들 중에 굶어 죽어서 도랑에 구르고 장정들 중 흩어져 사방으로 떠나간 사람이 거의 천 명이나 되었소."

대부가 대답했다.

"그것은 제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만약 남의 소와 양을 받아서 길러 주기로 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소와 양을 위해서 목장과 목초를 구해야 하오. 만약 목장과 목초를 구해도 얻지 못할 경우, 소와 양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 주어야 하겠소, 아니면 가만히 서서 소와 양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겠소?"

대부가 말했다.

"이것은 저의 죄입니다."

후에 맹자가 왕을 알현하고서 "신은 왕의 도성을 다스리는 자 중에 다섯 명을 알고 있는데, 자신의 죄를 알고 있는 사람은 공거심뿐이었습니다"며 왕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왕이 말했다.

"이것은 과인의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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