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인-서시(西施), 보는 이를 기절시킨 외모로 천하를 휘두르다.
초선, 왕소군, 양귀비와 더불이 중국의 사대미인인 서시西施
물고기도 넋을 잃어 가라 앉는다 하여 침어沈魚라 불리기도 한다.
장자 천운편에 보면 서시의 미모에 관한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서시는 범려에게 발탁되기 전 저라산에서 사의(갑옷)를 빠는 평범한 여자였다고 한다. 용모는 빼어나지만 체신은 무척 가냘펐다. 비록 싶은 산중에서 자란 처자이긴 하지만 그녀의 자태는 인근 지방의 사내들에게 흠모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이것이 화인가! 아가씨들은 시기와 질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같은 마을에 동시東施라는 아가씨가 살았는데, 너무 못난지라 그녀와 마주치기 싫어 먼길을 돌아갈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 날 동시東施는 "서시가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을 무슨 비결이 있을거야 내가 그것을 찾아내야 겟다"고 생각하고 서시에게 접근한다.
동시는 그 다음날부터 서시의 일거수 일투족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나무할 때, 빨래할 때 등의 모든 몸동작과 표정을 따라하고 심지어 서시가 몸치장을 하는 방법과 식습관, 옷과 신발을 신는 모든 것을 그대로 따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위장이 좋지 않던 서시가 속이 쓰려 미간을 찡그린다. 그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오가는 사람들이 서시를 넋을 잃고 바라 보았다고 한다. 동시는 그 모습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가서 거울꺼내 서시가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흉내내어 여러 각도로 표정을 지어 보았다. 그리고 이만 하면 서시 못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서시와 같아졋다고 생각한 동시東施는 미간을 자꾸 찡그리며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그 모습이 얼마나 추하고 역겹던지 사람들이 더욱 그녀를 피해 달아났가고 한다. 그래서 생긴 말이 동서효빈(東西效嚬)이다.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어 창피한 꼴을 보인다는 뜻이 된 것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월나라의 저라산 기슭이 그녀의 고향이며, 아버지는 나무를 해다 파는 나무장사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낳고 이름을 이광이라 붙여 주었다. 서시-이광은 어릴 때부터 천성이 곱고 용모가 아름다워 항상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고 한다.
그녀의 별칭인 침어(물고기가 가라 앉다)의 사연은 이렇다.
하루는 서시가 강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맑은 강물에 투영되어 흐르고 있었다. 이 때 이곳에서 헤험을 치던 물고기가 수면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에 도취되어 헤엄치는 것도 잊어 버리고 구경을하다 그만 강바닥으로 가라앉고 말았다고 한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서시를 침어라는 별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대한 일화는 또 있다.
오나라를 무너뜨리려 했던 범려, 오왕의 향락이 극에 달하자 지금에야 말로 미인계를 써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여인을 찾는다. 월래 월나라는 미인들 천지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저라산의 서시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 녀가 도성에 들어오는 날,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산골의 절세가인 서시를 태운 수레가 사람들 틈을 헤치고 겨우 도성 문 앞에 당도할 즈음이었다. 수문장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수레 안을 들여다 보다 서시의 미모를 보고 기절하고 만 것이다.
범려는 서시를 3년 동안 극진히 대우하며 예능을 가르쳤다. 가무, 음율, 서화, 예법 등에 능통하게 되었다. 또한 어떤 나라의 왕이라도 애가 타게 할 만큼의 기교도 익혔다.
침어지미(沈魚之美)의 서시
서시의 피부는 태양에 잘 그을려 보통 여인들보다 약간 검었다고 한다. 범려는 서시를 아름다운 마차에 태워 부차에게 보냈다. 부차는 말로만 듣던 현녀(중국 신화 속, 황제가 치우와 싸울 때 병법을 가르쳐준 신녀)를 보았다고 말했다.
"서시는 현여인 게야, 현녀, 이 여인은 말희, 달기, 포사와를 다르다. 그런 요부는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그러나 현녀는 승리와 쾌락, 건강과 장수를 함께 준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오왕은 서시에게 빠져들어 서시가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게 되고 망하게 된다. 오의 오자서는 월나라의 속셈을 간파하고 왕에게 속지 말 것을 몇번이고 당부했지만 왕은 듣지 않았다.
가끔씩 서시가 속이 아파 찡그리면 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부차는 모든 궁녀들에게 누을 찡그리라고 명령할 정도였다. 오나라 사람들은 서시를 '장강의 물고기'라고 비꼬았다고 한다.
"장강에 미인어가 있네, 그 이름이 서시야. 그래서 서시어라고도 부른다네. 서시어의 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는지 먹어본 사람만 알지. 한 번 그 고기맛을 보면 다른 고기를 맛이 없어 못 먹는다네. 서시어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색이 바뀌어 보는 사람의 넋도 빼앗아가지"
부차는 오자서의 충언에도 불구하고 서시에게 빠져 오국의 재정을 탕진시키고, 월나라는 서시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는 동안 오나라를 침략한 복수의 칼을 갈다 결국 오나라를 침략하고 만다.
오왕 부차에게 계속 간언하다 서시의 모함으로 왕의 칼을 받고 결국 자결하고 마는 오자서, 춘국 천국시대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평은 받은 오자서伍子胥도 결국 비운의 사람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