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존재냐 까치글방 114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 까치 / 199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에릭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오래된 기억 때문이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꼭 읽어 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에릭 프롬의 또다른 책 사랑의 기술을 읽었을 때..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그러나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난 후 사랑의 기술이 무슨 내용인가 새록 새록 회상된다. 소유는 무엇일까? 에릭프롬은 소유란 곧 욕망을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곧 탐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유가 곧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소유가 커지면 곧 소유가 커진 만큼 존재가 커진다고 생각한다. 결국 '소유의 추구는 계급간의 끝없는 전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p19) 소유는 필연적으로 타인을 수단화 하며 배려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기주의 시작인 셈이다. 그럼 존재는? 에릭프롬의 존재에 대한 정의는 참 애매하다.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존재 그 자체이다. 그의 존재에 대한 예증으로 풀어가는 내용중 히브리인들의 출애굽기의 사건은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광야로의 선택이 곧 존재이다. 하나님의 명령. '존재하라'는 말씀을 실현하기 위한 장소가 바로 광야인 것이다. 즉 무소유다. 아이러니 하게도 에릭프롬은 진정한 존재를 위해 불교적 허무주의까지 나아간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에크하르트의 신 없는 종교로까지의 상승은 무리한 비약으로 보인다. 결국 삶에 대한 포기로까지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된다. 많은 부분에서 통찰력을 주는 책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위험한 책이다. 너무 좋은 책으로만 알았던 나에게 충격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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