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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구판절판
정의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질문은 아직까지 정치와 철학자들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클 샌델은 지금까지의 정치와 철학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있다. 강의형식을 따라 가기 때문에 읽는 데는 별다른 문제는 없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 보는 데에는 중요한 이슈들과 철학들을 다루기 때문에 충분하다.
마이클 샌델은 존 롤스의 뒤를 잇는다는 측면에서 그의 색이 자유적인 색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29세의 논문에 존 롤수의 정의론을 비판하는 논문인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을 통해 공동체적 정의론을 제기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hotoreview/photo_773347113613670.jpg)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이론적 기반은 9장에서 제시한다. 서사적 존재로서의 인간론을 펼치면서 궁극적으로 사람들은 나 혼자만의 자유를 추종하는 존재가아니라 '우리'와 '함께'라는 의미 속에서 찾아야 한다.
9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를 질문하며, 조상들의 죄를 후손들이 사죄할 필요가 있는가를 점검한다. 독일과 일본을 예로 들면서 후손들이 조상들의 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지만 사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무엇 때문일까? 연대성 때문이다.
샌델은 공동선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에게서 찾는다. 매킨타이어는 인간을 서사적 존재로 보았으며, 공동체로 보았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누군가의 사촌이거나..... 이 나라에 속한다. 이처럼 나는 내 가족, 내 도시, 내 부족, 내 나라의 과거에서 다양한 빚, 유산, 적절한 기대와 의무를 물려 받는다. 이는 내 삶에서 기정사실이며, 도덕의 출발점이다."(311쪽 매킨타이어의 말을 인용함)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한번도 노예를 소유한 적이 없다 하더라고 사죄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사죄를 하는 것은 정당하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받은 모든 유산을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나와 상관 없다고 하며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도덕적 천박함'을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자유주의 한계인 것이다. 자유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약속(사회계약이든 가언합의이든)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나와는 상관 없는 것이다. 역사와 관계속에서 만들어진 서사적 존재로서 인간을 볼 때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를 다하게 된다. 의무를 단지 자신의 자유 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다. 또한 서로 합의에 의하여 서로에게 의무를 이행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정의란 공동체의 관점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 서로가 보이지 않는 의무에도 충실해야 하고, 또한 서로에게 요구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도 충분히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인 10강 정의와 공동선으로 넘어가 보자.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탐색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과 몇문장되지 않는 이 문장들은 이 책의 모든 주장과 논의의 요약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정확하게 세가지의 주레를 다룬다. 첫번째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두번째는 자유의 문제, 세번째는 공동체의 미덕, 즉 공동선이 그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첫번째와 세번째 주제는 많은 부분 닮아있다. 그러나 동일하지는 않다.
마지막 공동체적 정의를 다룬 마이클 샌델은 다음 책인 <왜 도덕인가?>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슈들을 언급한다. 동성애, 낙태, 자유주의 시장 경제 등의 다양한 이슈들을 언급하며 정의한다. 이 책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장하준 교수의 장단점도 보게 될 것이며, 샌델의 정의론이 어떤 의미인지도 좀더 쉽게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