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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데카르트를 용서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모든 철학에서 될 수 있는 대로 신을 제외하려고 한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세상의 질서를 움직이게 하려고 신을 하여금 손가락 한 개를 움직이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에는 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데카르트의 회의주의 철학은 본질적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으면 죽은 철학이다는 심각한 도전을 통해 결국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그 어떤 것, 즉 그것을 본질 또는 신이라고 말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순진한 그의 생각은 회의주의를 낳았고, 더 나아가 이신론으로 성장했고,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무신론을 탄생시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주는 그냥 우연히 존재할 리는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순진하게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절충적으로 만든 것이 바로 모든 것을 일단 의심해 보고 그래도 의심할 수 없는 한가지 그 무엇. 즉 신을 인정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순진한 교만은 하나님을 인간 삶에서 격리시켰고, 

부정하게 했고,  

죽었다고 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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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인 절름발이는 우리가 바로 걷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정신적인 절름발이는 마치 우리가 절뚝거리며 걷는 것처럼 말하기 때문이다.... 에픽테토스는 특별히 강조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당신은 두통을 앓고 있다'라는 말을 들어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당신은 추리나 서택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고. 그 이유는 이렇다. 우리는 두통을 앓고 있지 않다든가 절름발이가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지만, 진리에 대한 선택에는 그런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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