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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 레이디
한지혜 지음 / 낭만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마이 페어레이디, 20,30대 여성에 권하는 책이다. 그러나 난 여자가 아니지 않는가? 붉은 봉투에 꼭꼭 숨겨져 은밀하게 내게로 다가왔다. 책이 내 손에 들려 졌을 때 신비스러움으로 가득찼다. 남자인 내게 금서에 해당하는 책을 받아든 기분처럼 말이다. 그래 처음부터 이 책은 금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묘한 비밀스런 책을 읽어 나가는 기분은 무엇으로 표현이 불가하다.
정확하게 나하고 12살 차이다. 마흔을 몇달 앞에둔 나에게 스믈 27이란 나이는 꿈의 나이며 부러움의 나이이기도하다. 그럼 스믈 일곱의 그녀가 무슨 큰일을 낸 것일까?
"가구, 도예, 요리, 와인, 승마, 여행 ...... 10여 년의 배우 생활 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몇가지에 도전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직접 배워보고, 그 도전기를 솔직단백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첫 장을 시작하는 순간 내게 상큼하게 다가온 공감되는 이 문장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담박 알아차리게 했다. 그래.. 뭔가 배우고 싶은 것이다. 이것 저것 해보고은 것인 우리의 맘이 아닌가! 특히 모든 것에 간섭하고 참견하기 좋아해서 일만 벌이고 뒷처리 못하는 하고잽이인 내게 이 책은 공감 그 자체다.
6개월 정도의시간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그래 그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한지혜의 도전이 귀한 것은 그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상을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꿈을 꾼다. 우리는 그것을 교양내지는 여유라고 말한다. 한지혜는 보기 좋게 도전했다. 연예인이라는 자신의 특별한 특권을 이 책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가볍게 다루었기 때문에 아쉽다고 말하면 실례일까? 그래 정말 가볍다. 그러나 이 책은 어떤 심오한 정보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좀더 가볍게 보기로 했다.
20, 30대 여성을 무슨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이 책의 독자층이 주로 20, 30대 여성들이다. 그들은 직업에 대한 고민, 결혼에 대한 고민, 인생의 방향을 잡기 위한 충분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요즘은 스펙을 높이기 위한 무한경쟁시기가 아닌가?런 그들이 이 책에서 무엇을 얻으려하는 것일까? 성공한 또래의 생각? 아니면 함께 성공하고 싶은 마음? 분명 그것은 아닐 것이다.
읽어가는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그의 도전기가 아니었다. 그녀의 배우의 삶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었다. 얼마 전 그녀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란 영화를 찍었다. 그 속에서 배우 한지혜는 한복의 자태를 멋지게 뽐내었다. 결과는 짧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정말 소중한 것은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된다.
"너랑 대화는 많이 했는데 알맹이가 없어"
"말을 70% 줄이고 눈으로 얘기해, 촬영하는 동안엔"
"너무 솔직한 직언은 성처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감독님이 애초에 의도하신 바라 생각한다. 내게서 백지를 끌어내기 위해서"
후배이면서 같은 배우 이기도한 백성현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다가온다. 3년 후배인 그녀가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시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우는 한지혜의 속직한 고백은 불편한 진실을 듣는 듯하다. 나 같으면 숨기고 싶고, 그냥 모른체 묻어 두고 싶은 사실을 한지혜는 솔직하게 꺼내들고 자신을 고쳐나가려 한다. 멋지다.
그녀는 현재 중국에서 [천당수]라는 중국 드라마를 촬영하는 중이다. 그녀에게 한국은 좁아 보인다. 바쁜 일상이지만 그녀는 이 책에서 6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는 도전의 시간들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이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젊은 여성들이 도전할까? 배우이기에, 유명한 사람이기에, 한편으로 부럽기도한 도전이다. 보통 사람들은 도전하기 힘든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갖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꿈의 이야기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한 마음 속 깊이 묻어둔 꿈, 그것을 한지혜를 과감하게 도전했고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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