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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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란 용어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데도 현재는 딥러닝까지 확장되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도구가 이젠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의 정체성까지 뒤흔들고 있다. 적지 않은 영화들이 인간을 대체한 안드로이드가 기계화된 인간에게 공격을 당하는 당최 알 수 없는 상상을 하고 있다. 경영학 박사인 홍성원은 인간화된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섬뜩했던 제목은 ‘인간의 기계화인가 기계의 인간화인가’이다. 인간과 기계의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015년에 개봉한 SF 영화 <엑스 마키나>는 남자 주인공이 여성의 외형을 가진 인공지능 간의 연애와 사랑, 그리고 배신을 다룬 영화이다. 물론 이 영화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많은 영화들이 로봇을 사랑하여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를 제거하는 플롯의 영화도 적지 않다. 심지어 인간이 만든 로봇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또 다른 자신을 복제하는 수준이 되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도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기계는 사람들에게 물질의 풍요를 선물했지만 인간의 기계화라는 부작용도 작지 않다. 소위 과학적 생산 방법의 대명사인 테일러 관리기법은 포드주의를 낳았다. 인간은 콘베어 주변에 서서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이 해야 할 단순한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했다. 이후에 기계들이 그 일을 대체하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아이러니가 다시 발생했다.


“조지 리처는 현대사회가 효율성과 표준화를 통해 최적의 생산을 추구하지만, 인간의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도구화, 인간의 기계화가 이뤄지는 적나라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기계화는 생산성과 능률향상이라는 명목 하에 현대사회에서 되풀이 되고 있다.”(41쪽)


저자는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인간과 기계와의 상관성을 다룬다. 1부에서는 ‘생각하는 기계와 대결하는 인간’이란 제목으로 기계화되어 가는 세상의 변화를 탐색한다. 기계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인간사회의 다양화 변화를 찾아간다. 저자는 과학자 프레드킨의 말을 인용하여 역류 역사의 3가지 사건을 우주의 탄생, 생명의 출연,  세 번째를 ‘인공지능의 출현’(22쪽)으로 소개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시대는 급하게 도래 했고, 혁명적 사건이다.



필요해 기계를 계발하고 발전시키지만 한편으로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이었다. 사람들은 이세돌이 승리할 것이라 확신했지만 4:1로 참패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결국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시간이 문제일 뿐 점점 가속화 될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실제로 현실이 되었다. 마트를 비롯하여 패스트푸드점을 가면 주문의 많은 단계가 기계화되어 있다. 어떤 지인이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어 맥○○○에 갔다고 주문하는 방법을 몰라 그냥 왔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었다. 미국의 경제하가 타일러 코웬 교수는 기술의 진화를 네 단계로 설명한다.


1단계 : 인간보다 열등하다.

2단계 : 인간과 동등하다.

3단계 : 인간을 보조한다.

4단계 : 인간을 대체한다.


내가 보기엔 2단계와 3단계가 바뀐 것 같다. 기계가 인간과 동등할 정도가 된다면 이미 인간을 대체할 수준을 넘어 섰다고 해야 한다. 기계화는 시골에도 급속히 퍼져 모내기철이 되면 수십 수백 명이 모여 모를 심던 풍경은 찾아볼 수 없고, 모판에 모를 가득 실은 이양기가 수천 평의 논에 하루에 다 심는다.


두 번째 장에서는 ‘시대 변화에서 오는 직종별 미래 가치’를 소개한다. 하지만 답은 세 번째 장에 있는 듯하다. 세 번째 장에서는 ‘생각하는 인간이 되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기계화가 되어도 고유한 인간만의 영역이 있다. 저자는 ‘호모 파베르’가 되라고 조언한다. 호모 파베르란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인간이란 뜻이다.


“호모 파베르는 도구를 이용해 유·무형의 산물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프랑스 철학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이 처음 소개한 용어다. 하지만 호모 파베르가 단순히 도구를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호모 파베르는 뭔가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와 환경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보다 발전적 의미에서의 인간이다.”(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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