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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제이슨 솅커의 책은 독보적이다. 처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읽을 때만 해도 미래학자니까 그런 생각을 하겠지.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그의 시각은 탁월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의 책은 유효하다. 그 후 솅커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다. <금융의 미래>와 <반란의 경제>까지 읽었으니 우리나라에 번역된 솅커의 책 중 유일하게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 외에 다 읽은 셈이다. 책을 계속 가는 중에 겹치는 부분이 조금씩 늘어났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에 농업이 중요하게 될 것이란 예측은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이후에 책들에서 조금씩 언급한다. 동일한 저자, 동일한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을 당연하고 장점이다. 독자들에게는 반복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남다를 뿐 아니라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불과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후 세상은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변한 것보다 더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기업이 도태되거나 확장되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쿠팡을 비롯한 택배 관련 사업들은 폭발적으로 확장됐지만, 골목 시장은 연쇄 부도가 일어나고 있다.
로봇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진즉부터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로봇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차원이었지만 코로나는 대체 정도가 아닌 반드시 그리고 가능한 빨리해야 한다는 숙제가 되었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수많은 기업이 며칠에서 몇 달 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코로나 감염 걱정 없는 로봇이야말로 최고의 노동자가 아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부산에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갔더니 매표창구는 하나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를 통해 예매표를 인쇄하거나 버스표를 구입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속도로는 어떤가? 가끔 아직도 사람들이 도로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하이패스가 처리하고 있다. 로봇 시대의 노래가 머나먼 일 같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상당히 급하게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솅커는 이러한 기계화와 로봇 시대의 도래를 파악하면서 인간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를 점검한다. 이 책은 현재 기업의 관리자급 이상은 반드시 읽어야 하고, 특히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은 읽고 또 읽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앞으로 직장이 ‘나’를 평생 먹여 살려줄 것도 아니고, 수십 년을 일해도 집한채 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암담한 것이다. 그래서 가상화폐에 영 끌(영혼까지 끌어와 투자한다는 말)하고 있다. 어디 가상화폐뿐이겠는가? 부동산까지 손을 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해는 되면서도 걱정이 많이 된다.
솅커는 앞으로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까를 정리한다. 이 부분은 간략하지만 몇 부분만 정리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그 많던 대장장이가 어디 갔는가이다. 대장장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쇠를 불에 달구어 무뎌진 철을 벼리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철기 문명이 도래하면서 대장장이는 좋은 직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대장장이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직업도 바뀌는 것이다. 풍차, 제분소, 그리고 그와 비슷한 직업들도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다. 솅커는 사무실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사라질 것’(35쪽)이라고 주장한다. 재택근무와 공유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공유공간은 거의 사라졌다. 비대면과 비접촉으로 인해 공간이 공유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직업을 보면 농업과 제조업을 일순위로 꼽는다. 왜 하필 농업일까? 제조업과 농업이 기계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은 자동화가 될 것이며, ‘해외에서 다시 자국으로 들어오는 제조업은 비싼 인건비 대신 자동화로 대체될 것’(46쪽)이라고 예측한다. 아마도 최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의 제조업을 불러들이고 있다. 기업은 비싼 노동력 때문에 염려하는 동시에 기계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럼 제조업을 다시 불러들일 필요가 사라진다.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이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젠 중국과 동남아의 노동력은 절대 싸지 않다. 차라리 국내로 들어와 자동화 설비만 갖추면 초기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후는 훨씬 더 편하다고 한다.
로봇과 자동화로 인한 실직 확률을 제시한 곳이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이렇다. ( )안의 숫자는 실직 확률이다.
텔레마케터(99) 회계사(94) 부동산 판매 대리점(86) 경제학자(43) 편집자(2) 성직자(0.8) 치과의사(0.4) 레크레이션 치료사(0.3) 등이다. 과연 이렇게 될까 싶지만 실제로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장점은 없을까? 물론 많다. 하지만 장점은 건너뛰자. 우리가 알고 싶은 부분은 장점이 아닌 단점이자 어떤 일자리가 중요한가이기 때문이다. 단점은 우리가 주의하여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먼저 국채가 증가할 것이며, 사회보장제도가 보편화 될 것이다.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인간의 수명은 더욱 연장된다. 문제는 비생산적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결국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부족한 돈을 국가는 세금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
솅커는 급여세를 언급하는데, 문제는 일하지 않으면 급여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계화되면 사람이 급여를 받지 않음으로 세금이 불가능해진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로봇세’이다. 지금까지 로봇세는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세는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로봇’으로 볼 것인가의 쟁점이 남겨져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물자산의 가치를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왜 폭등한 것일까? 당연하지 않은가? 투자할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답은 없는가? 어떻게 하면 로봇시대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 솅커는 의외의 대답을 한다. 바로 ‘교육’이다. 통계를 통해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의 대부분은 단순 작업이 아닌 전문적인 직업이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약간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럼 다 대학에 가야하고 대학원에 다녀야 하는가? 질문이 생긴다. 저자는 좀 더 고민한다. 그는 세 가지를 조언한다.
-변하지 않는 산업에서 일하라. : 자동화 시대에서 여전히 필요한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라.
-가치 있는 기술을 배워라 : 공식적, 비공식적 교육의 이점을 모두 취해라.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하라.
-계속 움직여라 : 산업, 기업 혹은 지역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머무르라.
세세하고 더 많은 일자리 정보는 직접 책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중요한 건 이거다. 로봇이 대체할 수없는 것을 찾아야하고,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물론 쉽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