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놀랍고도 기이한 세계


제가 가장 사랑하는 성경은 요한복음과 시편입니다. 그리고 창세기입니다. 어떤 이유를 대라해도 잘 모르겠고, 그냥 좋습니다. 한 권더 말하면 마태복음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 중에서도 창세기는 오래오래 읽고 또 읽고 묵상합니다. 창세기는 토라중의 토라이고, 신화와 역사의 기묘한 만남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논쟁 또한 적지 않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수메르 신화와 문명, 그 이후의 역사들을 살펴보면서 창세기의 내용과 비교도하고, 창세기가 갖는 매력도 살폈습니다. 결국 수메르 신화와 공유하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신화와 세상을 해석하는 역사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했습니다. 


이번에 비아에서 창세기와 관련된 책이 또 한 권 출간되었습니다. 비아출판사의 책들을 무조건 좋아하는 타입이라 이번 책도 호기심 잔뜩 가지고 읽었습니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네요. 

성공회 출판사이기에 저의 신앙관과 이질감도 있지만 그렇기에 성경을 새롭게 보도록 이끌어 주기도 합니다. 저는 성향상 미국에서 건너온 장로교 전통의 교리적 성경 해석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때 미친듯이 하지니 워필드이 하면서 풀로와 웨민의 교수들의 책들을 게걸스럽게 읽어 나갔습니다. 물론 그들의 생각이 틀렸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그런 식이 해석은 삶은 핍절하게 하고 인생을 피곤하게 합니다. 어느 순간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끊지는 않았죠. 지금도 종종 웨인 그루뎀을 비롯한 이후의 학자들의 책도 읽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류에서는 밀려나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창세기와 만나다>는 한 마디로 매력적인 책입니다. 문서설을 지지하지만 이전의 문서설이 가진 불필요한 논쟁을 제거하고 문화과 상징, 역사 속에서 창세기가 어떻게 해석되고, 흘러왔는가를 살피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미국 남북전쟁의 창세기 해석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내용이라 긴장할 만큼 주의해서 읽었습니다. 


저자가 누군가 싶어 찾아보니 확실히 멋진 분입니다. 제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분입니다.


히브리 성서학자이며, 유대교학자네요. 역시 글이 뭔가 다르다 했네요. 하버드에서 민속학과 신화를 연구했고 고대근동에 대한 학식이 풍분한 분입니다. 이 분의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데 이 책 외에는 아직 번역된 책이 없습니다. 또 번역하겠죠. 기대해 봅시다. 좋은 책 만나서 행복한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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