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 교수의 번역으로 엔도 슈사쿠의 <바보>가 출간되었다. 엔도 슈사쿠의 전문가답게 제목에서부터 심리적 표현까지 철저히 엔도적이다. 2년 전 <엔도 슈사쿠 강의>를 들으면서 엔도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을 때 감회가 여전히 가시지 않았기에 <바보>는 즐겁게 읽어 나갔다. 아니다. 아내의 억압이 없었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 읽게 된 <바보>는 일본인이 갖는 정서를 고수란히 담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틈타 다시 엔도를 읽어야 겠다는 헛된 희망을 가져본다. 그러기 전에 먼저 <침묵>을 다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