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헬드 에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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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도 저자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작년 즈음에 읽었던 <교회를 찾아서>의 동일 저자였다. <교회를 찾아서>는 아내가 읽고 추천하지 않아서 읽지 않았던 탓에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책 소개 글을 읽어보니 아내가 읽고 이야기해 준 기억이 난다.
비아 에세이. 저자는 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의 신앙, 교회에 대한 회의의 정체를 되돌아보면서 자신을 아프게 했던 교회의 폐쇄적인 모습, 그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교회, 그리스도교인들의 편협한 모습을 보면서도 동시에 그녀도 미처 알지 못한 사이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지금, 여기에 은총을 비추고 있는 교회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해 나간다.
그리고 교회는 ‘죄인’인 인간의 비루함, 비천함, 추악함을 보여주는 곳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의 고귀함, 존엄함, 선함을 반영할 수 있는, 놀라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현실 교회의 여러 문제들을 응시하면서도 동시에 참된 교회란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라는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교 신앙이라는 여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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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성경으로>로 제목을 정한 건 <교회를 떠나서>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성경을 불신하고 떠났지만, 다시 성경을 읽음으로 신앙을 회복해 간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다시 성경으로>라는 출판사는 생경하여 찾아보니 이 책이 첫 책으로 나와 있다. 이전부터 있다 다시 시작하는 책인지, 아니면 이번에 새로 생겨난 출판사인지 알 길이 없으나 검색된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앞표지만 본다면 그런대로 실력이 있는 출판사인듯하다. 잘은 모르지만, 저자가 의외로 글솜씨가 뛰어나다고 들었다.
혹여나 싶어 번역자를 찾아 들어가니 칸앤메리(Khan & Mary)와 박명준이다. 박명준은 이미 많은 번역을 통해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칸앤메리(Khan & Mary)는 누구일까? 둘은 부부인듯 한데 남편이 박명준이란 말이가? ??? 뭐 어쨌든 전반적으로 번역도 훌륭해 보인다. 빨리 읽고 싶어 진다. 다음주에 주문해 읽을 계획이다.
칸앤메리(Khan & Mary)
번역하다 막히면 아내에게 묻는 남편, 한국말을 배우면서 핀잔을 멈춘 아내. 영국 폐광촌에 오래 살다 지금은 딸과 함께 한국 폐광촌에 산다. 옮긴 책으로는 『저녁 기도』가 있다.
박명준: 번역가, 편집자. 이 책의 8장 일부를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는 『교회사의 보화』, 『인생의 사계절』, 『붉은 하나님』, 『도시의 소크라테스』,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 『누가 진짜 하나님인가』, 『마흔통』이 있다.
박명준
번역가, 편집자. 이 책의 8장 일부를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는 『교회사의 보화』, 『인생의 사계절』, 『붉은 하나님』, 『도시의 소크라테스』,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 『누가 진짜 하나님인가』, 『마흔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