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동해안을 다녀왔다. 태어나 세 번째 강원도를 찾았다. 한 번은 기억도 흐릿한 그등학교 수학 여행 때 통일전망대를 찾은 것. 다른 한 번은 아은 몇 분과 서울에 갔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들른 것. 그리고 이 번 아내와 함께 찾았다.


주문진항을 바로 아래 두고 있는 남애리 해수욕장. 아내는 늘 그곳을 그리워했다. 그러나 쉽게 갈 수 없었던 머나먼 타향 같은 곳. 결국 아내는 그곳에서 바다를 보았고 또 보았다. 


고양이. 고양이는 존재만으로 풍경이고, 그림이고, 행복이다. 아내를 고양이를 불렀다. 기다린다. 한발자국 다가간다. 휑~~ 고양은 한 번 뒤돌아 보고 저만치 물러난다. 또 한 번의 다가가감. 또 한 번의 멀어짐. 고양이는 가깝고 멀다. 그렇게 삶은 영원한 밀당처럼 손에 닿을듯 닿지 않을 듯 소망하며 살아간다. 



동해 막국수에 들렀다. 그리고 막국수를 주문했다. 

입을 잘 열지 않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모두가 추억이었다. 그 옛날. 그러니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아내는 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것이다. 이 가게인지 저 가게인지는 흐릿한 기억 때문에 알 수는 없으나 하여튼 막국수를 먹었다고 한다. 


"변했다."

"당신이 변한 것 아니고?"


불완전한 기억. 그래서 불안한 기억. 그러나 추억은 맛을 기억해냈고, 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행복한 추억. 그리고 맛. 추억이 맛이다. 

추억은 아름답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시간도 흘러가면 달콤한 추억이 되는 법. 나이가 들면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다.


로버트 스타인의 <예수님의 비유 해석 입문>서가 출간 되었다. 마태복음과 비유의 권위있는 학자인 스타인의 책이다. 배경과 해석사, 해석 원리까지 더한 귀한 책이다. 2017년에 이레서원에서 출간된 베일리의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님의 비유>와 더불어 읽는다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책들이다. 

















최근들어 책을 읽는것이 무엇인지 흐릿하게 알 것 같다. 또한 함부로 어떤 책을 평가하는 것이 얼만 위험한 것인지도 알 것 같다. 책은 그 존재만으로 아름다움이다. 아직 잉크냄새가 가시지 않는 스타인의 책을 보다, 문득 동해안에서 만났던 고양이를 기억해냈다.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기에. 


내가 지금 왜 이글을 쓰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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