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동일한 책이 어느 날 내게로 걸어올 때가 있다. 그저 그런 책, 읽고 싶지 않은 식상한 책, 그렇게 무시했던 책이 어느 날 전혀 다른 얼굴로 온다. 


아내와 자주 서점에 간다. 물론 갈 때마다 한 두 권은 사오는 편이지만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그냥 눈팅만 하고 돌아올 때가 적지 않다. 며칠 전에도 그랬다. 그날 유난히 사고 싶었던 책이 있다. 다른 출판사의 책이 있기는 하지만 표지가 너무나 신선해 보이는 <캔터베리 이야기>와 <로빈후드의 모험> 그리고 <황금 당나귀>. 



안데르센 동화집도 신선해 보인다. 아이반호와 황금당나귀는 신화관련 서적인데 함께 보인다. 가장 끌리는 책은 아무래도 <로빈후드의 모험>이다. 중세 서유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닌가? 아직 원본을 읽지 못해 정확한 이야기를 모른다. 


로빈후드는 12-13세기 영국에서 전해내려오는 의적이다. 우리나라 홍길동이나 임꺽정 정도나 되려나? 14세기 랭글랜드의 장편시 《농부 피어스의 환상》에 처음 등장하면서 계속하여 각색되고 수정되어 전해 온 것이라 한다. 흥미로운 것은 로빈후드와 아이반호가 동일한 시대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출판사 이름을 보니 '현대지성'이다. 어디서 많이 들은 출판사인듯하여 찾아보니 예전에 읽었던 철학사가 이 출판사였다. 































중세철학사와 중세의 형성은 책 제목만 알았는데 동일한 출판사라는 것이 신기하다. 벤허 역시 현대지성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이 모든 책을 올 해가 가기 전에 몽땅 읽고 싶건만. 낙엽은 뒹굴고 시간은 한묶음씩 과거에 던져지니... 


책은 젊어서 읽어야 한다. 나이들면 정신 없고 시간 없고 눈 침침하니. 아쉽고 또 아쉽도다. 


















그런데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책들이 이제야 얼굴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책은 오래 전부터 여전히 그곳에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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