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 어릴 적 종교는 불교였다. 지금 은 교회를 다니지만 불경을 참 좋아한다. 초기 불경인 아함경을 비롯해 후기 불경인 금강경도 좋아 한다. 초기 불경은 이야기가 많고, 후기 불경은 철학적 깊이가 있다.
절도 좋아 한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주변 절을 찾아 거닌다. 오늘은 범어사에 들렀다. 아늑하고 한적 느낌이라 여겼는데 내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그런지 분주하다. 이곳 저곳 구경하다 범어사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한 적한 암자를 찾았다.
기회가 된다면 아내와 일본 사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건강이 안 좋아 약속은 할 수 없지만 마음은 언제나 일본 사찰이다.
내가 참 좋아는 정찬주 작가. 불교의 이야기를 단아한 문장으로 잘 담는 재주가 있다. 그의 책은 벌써 세 권이나 읽었다.
오늘 범어사에서 법정의 책이 보여 사고 깊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참았다. 그래도 일단 이곳에 잠아 두기로 한다.
범어사를 내려 오며 고양이를 보았다. 삼색 고양이, 1/1000000의 아닌 이상 삼색 고양이는 암컷이다. 아내는 아이라인이라고 불렀다. 얼굴이 곱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내일은 거리가 분주할 것 같아 집에 '콕' 박혀 있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