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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24/pimg_749263175762619.gif)
다시 한 번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받은 인상이 꽤 불편했기 때문에 재독을 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의외로 독자들의 평이 상당히 후한 편이어서 이거 내가 너무 삐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받은 불편한 심사는 소설의 문체가 너무나 단조롭다는 것, 이야기의 구조와 주제 의식도 무척이나 단조롭고 순진하다는 감상에서 비롯되었다. 어떤 의미에선 독자를 농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순간도 없지 않았다. 이를테면 시류에 적당히 편승하기 좋은 ‘말랑말랑한 힐링(healing) 테마’의 글을 소설로까지 읽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자조랄까. 어쩐지 SNS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미담 부류의 사연을 엮어 놓은 이야기를 읽고 있는 심정이 든 것도 사실이다.
재독을 하면서는 일전에 받았던 감상이 조금 누그러들었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런저런 요인이 없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이 소설의 성격을 인지한 독서라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다).
다시 읽는다고 소설의 주제가 변할 리 없기 때문에, 또 소설이 난해해서 작가의 메시지를 오독할 수 있는 창조적 독서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이 말랑말랑한 힐링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조금 더 얘기해보면 세상을 선량하고 성실한 태도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훈훈함이 이야기의 곳곳에 배어 있다. 긍정적 관점, 역지사지의 미덕에 대한 에피소드로서 친숙하고 온정적인 맛이 있다.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로서 이것은 또 이것대로 괜찮은 것이 아닐까, 그저 그런 정도의 생각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