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품절


부모님이 무엇이 한국이고 무엇이 아닌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할수록 그녀는 미국이라는 이 땅을 받아들일수 없었다. 부모님이 브롱크스의 가게에서 하루 열두 시간,일주일에 칠 일 동안 일할수록 그녀는 미국 대학, 미국 친구, 미국 연인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두분의 딸인 이상 미국인이 될 수 없었다. 그녀는 살기 위해 두 분을 배신한 것이었다.-343 쪽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때는 없으면 안 되는 줄 알았던 물건이 사라진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니 어쩌면 그럴 수가 있을까? 그런데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그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랑은 책임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381쪽

한 사람을 알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하지만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비밀을 감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은 안심이 된다 -463쪽

"그래서 그 편지들이 더 매력적이라니까? 가족들의 사랑에 숨막혀 죽을 것 같으면서도 거기에서 헤어나올수가 없었던 거야. 하루 일과 보고로 테오의 숨통을 거의 졸라놓다시피 한 걸 보면 그는 선을 긋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 같아. 숨이 막혀 한 것도 그런 점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싶은데, 빈센트는 그 어떤 것과도 선을 긋지 않았어. 가족과 자기 자신하고도, 심지어는 해바라기처럼 평범한 대상하고도. 자연을 그린 작품들을 봐! 그가 그린 꽃이 독특할 수 있는 이유는 화가와의 거리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야. 자화상이건 마을의 집배원이건 해바라기건 빈센트의 눈에는 다 똑같거든. 느긋하게 앉아서 분석하는 우리야 즐겁지만, 빈센트는 지옥 같았을 거야. 세상하고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미칠 수밖에 없지."-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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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2-08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icaru 2005-12-0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64 쪽!! 호오... 오늘은 제가 이등이랍니다~! 야호... 맨날 뒷북댓글... 좀 벗어나고 팠답니다..

잉크냄새 2005-12-0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 칼릴 지브란... 세월이 지날수록 가슴 깊숙이 각인되는 말인가 봐요...^^
아, 근데 이카루님은 라이카님 서재에서 처음 뵙는것 같은데요...

icaru 2005-12-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잠수하셨을 적에...작업 들어갔죵..

Laika 2005-12-09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물만두님, 좋아요.. 선물로 받은 책이라 더 좋고요...^^
icaru님,...감사합니다 ^^
잉크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 정말 좋은말이네요..^^
네, 서재 비우시면 안돼요..저희는 물밑작업을 하였는지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