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으로 본 역사 - 정사와 야사 속에 남아있는 놀라운 기록들
홍순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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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꿈이라는 것에 대해 아직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의견을 보인다. 나는 원래 사람의 의식에 대해 알려진것 이상의 능력이 있을것이라고 믿어왔다. 그 이유로 정신과의사가 되기를 희망했었고 의식이나 무의식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관심을 보이곤 했다. 꿈이 무의식의 활동이라는 사람도 있고 고민할 이유없는 것으로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어떤 평가를 받건 확실히 믿지는 못하지만 무언가는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있다.

   어려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또 꿈을 꿀땐 매일같이 꾸다가 안꿀때는 몇달씩도 꾸지 않는다. 별별 꿈도 다 꾸었다. 아직 결혼은 커녕 애인도 없는 내가 꿈에서 아들을 낳은적도 있고 유명연예인을 보기도 했다. 돈을 본적도 있고 예전에도 꾼적이 있는꿈을 또 꾸는경우도 더러 있었다. 흔히 말하는 예지몽같은 꿈은 한번도 꾸지 못했지만. 

  이 책의 지은이는 꿈이 우리의 정신활동이라고 하면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앞서 꾸었던 꿈을 기록에서 찾아내 소개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꿈의 종류와 사례들, 꿈의 매매까지 보면서 그 많은 꿈중에 내가 꾼것과 같은것이 없어 당연함을 알면서도 아쉬웠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것은 다른데 있었다. 역사적 기록에 너무 치중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개성적인 생각은 보이지 않고 기록을 소개하고 간략한 설명으로 끝나는데다 이러한 나열이 너무 많아 지루함을 느꼈다. 주제가 꿈인지 역사인지 모르겠다. 꿈이라는 것의 신비로운 면을 기대했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꿈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라면, 역사적 기록의 다양한 소개보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꿈을 소개하고 어떠한 경우 어떠한 꿈이 욕망을 반영한 것인지, 앞일을 예견하는 예지몽으로 볼 수있을지, 지어낸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인지등을 말하는것이 좀더 흥미롭고 친근하게 다가왔을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내용은 참 재미있었지만, 꿈이라는 소재를 주제로 맞추고 기대하고 책을 읽은 내게는 아쉬움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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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y 2007-08-2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꿈으로 본 역사" 오디오북이 나왔습니다. 읽는 것보다 더 이해하기 쉽고 편하네요.
http://www.audien.com/F_Goods.do?cmd=goodsDetail&goodsId=0008317&cateId=000081
 
이산 정조대왕 - 조선의 이노베이터
이상각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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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의 신념이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이 안타까운 희생을 키우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높은 평가를 받으며 끝난 너무도 짧았던 드라마 속 정조의 대사이다.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인상깊은 드라마였다. 개혁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밀고 나가려는 정조의 힘겨루기가 나오는 내용으로 드라마 속에 나오는 정조시대엔 이미 조선에도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았다. 망원경이 나오고 세계지도가 보이고 안경을 쓴 사람을 보면서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보이기도 했다. 그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나라를 바꾸고자 했던 정조에 대한 책, 이산 정조대왕을 보면 비교적 자세히 정조와 그 시대에 대해 알 수 있다.

  정조는 뒤주에 갖혀 죽은 비운의 사도세자의 아들로 그가 세손때부터의 살벌한 조정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며 자랐다. 유독 마음이 약하고 변덕이 심했다는 영조는 선왕을 독살했다는 소문과 정비의 소생이 아니라는 컴플렉스가 있어 주변의 반응에 민감했다고 알고 있다. 때문에 자신을 왕으로 추대한 신료들을 부정하는 아들을 보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충격을 받아 결국 자식을 죽이게까지 된다. 하지만 원래 감정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영조여서 폐서인시킨 아들을 세자로 올리고 세손을 끔찍이 아끼고 보호한다. 어린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본 세손은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왕위에 등극하고 곧 자신을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칭한다. 그렇게 왕이 된 정조가 어릴적부터 자신을 죽이려던 신료들에게 밀리지 않고 나라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많은 자료와 함께 소개되어있다. 그의 눈부신 정책과 그의 주변사람들에 대한 설명까지, 정조 사전이라고 하고싶다.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지루하지 않아 좋다. 당시의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서 기억하기가 쉬웠다. 학교다닐때 이 책을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의 여러 개혁정책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위에서 언급한 드라마속 장면들이 드문드문 떠올라 더욱 이해가 쉬웠다. 드라마를 제대로 다 보지 못해 나라를 잘 이끌어보겠다는 왕에게 왜 시장 상인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서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게 사실이다. 책을 통해 시전의 폐단을 알고 이를 없애려는 정책을 안 뒤에야 드라마속 시전 상인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 속의 다양한 자료 사진도 좋았다. 정조라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모든것을 담아놓은 책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책은 엽기 역사 시리즈가 아니지 않은가. 물론 분위기를 어느정도 가볍게 이끌고 유지시키면서 좀더 쉽게 쓰려고 했겠지만 때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고 받아들이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대놓고 '임금의 개가 따로 없구만' 이라고 하는편이 '임금의 푸들이 따로 없구만' 이라고 돌려 표현한 것보다 더 좋다. 재미있는 표현이어서 마음에는 들지만, 이런 말을 할법한 사람들을 머릿속에 그리는 데에는 독이 된다. 또 한가지, 전체적으로 봤을때 작가는 정조시대에 등장하는 인물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개인적인 입장을 미리 끝내놓고 그에 대한 것을 서술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다. 적어도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엔 많은 자료를 따지고 정황을 맞추어야 한다.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자신의 평가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판단과정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저 누구는 어떠한 사람이었고 또 누구는 이런 사람이었다는 말만 있다. 사도세자와 그의 비는 특히나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물인 만큼 섣부른 단정은 금하고 많은 자료를 통해 당시의 사실을 유추하는데 신경을 써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정조 한사람에 대한 작가의 입장은 책 한권이라는 양을 통해 다방면으로 보여주었지만 그의 주변인물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서술을 보여주었다.

  나라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에서 보았을때 정조는 같은 아쉬움을 사람들에게 앞서 남겨준 소현세자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그는 왕위에도 앉지 못했지만 시야를 넓게 하고 더 나은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와 같은 사람이었던 정조가 좀더 나은 형편에서 왕위에 올랐다면 우리 역사는,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만큼이나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재목으로서 정조를 기억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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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2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1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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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비록 노래를 잘한다거나 잘 다루는 악기가 있다거나 신기해보이는 절대음감의 소유자도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을 좋아한다. 귀를 통해 들어온 소리가 온 신경을 온통 꽉 채워 때로는 두근거리게 때로는 꿈결같게 느끼는 것이 좋다. 지금도 나는 잘때조차 흘러가는 음악소리가 있어야 할만큼 가까이 하고있다.

  음악과 관련된 영화들은 찾아서 보곤 했지만 책은 그렇지 못한게 사실이다. 귀가 아닌 눈을 통해야 한다는 것때문일까. 음악에 대한 이론적 지식도 짧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좋은 음악은 단박에 반하게 할 수 있는 마력이 있는데 그것을 아무래도 책으로는 느낄수가 없으니까 책을 잡으면 무언가를 얻어 알게되는것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할것같다. 작년부터야 겨우겨우 그런 의식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읽고 싶었던 책이 이책,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이었다. 도무지 기회가 닿지 않아 못읽었는데 2권이 내 손에 쥐어져 무척 기뻤다. 

  새삼 말하기도 민망한 음악가인 금난새씨가 쓴 책이어서 믿음이 갔다. 생각보다 책 자체도 좋았고 CD도 함께 있어 귀가 심심하지 않겠구나 싶어 기뻤다. 책의 내용은 다른책에도 많이 있는 형식이다. 클래식곡을 소개하는데 있어 작가를 함께 언급하는것. 위인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루하다거나 어렵지 않아 읽는데 무리없었고 아는 곡이 나오면 너무도 반가웠다. 

  특히 생각나는 반가운 곡이라면, 내겐 동물의 사육제이다. 아주 어릴적 초등학교에 다닐때, 참고서중에 부록으로 교과서에 실린 클래식곡을 들을 수 있게 테잎을 포함시킨것이 있었다. 그 테잎을 처음엔 교과서에 나오니까 혹 시험에 나올까봐 들었는데 듣다보니 묘하게도 들을수록 좋았다. 그렇게 들은 짧은 곡들중에 동물의 사육제도 있었다. 물론 완전한 한 곡이 들어가있지 않았지만 그것으로도 좋아 듣고 또 듣고 하곤 했는데 비제와 생상의 부분에 가니 언급되는 몇몇 작품이 어릴때 들은적이 있어 기분이 좋아졌다. 아는곡 나온다고 이리 기분이 좋아지다니 나도 참 단순하다. 추천음악에 쓰인대로 동물의 사육제는 백조가 참 유명하다. 고등학교 다닐때 고마운 친구에게 녹음테잎을 준적이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몇개 녹음하고 간단히 하고싶었던 말을 하고 MR이 있는 곡으로 직접 노래까지 한것을 모두 담은 테잎이었는데 말하는 부분의 배경음악을 동물의 사육제중 백조부분으로 사용했었다. 나름대로 추억이 깃든 음악인 것이다. 당연히 동물의 사육제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런곡을 작곡한 사람이 싫어했다니 머리로는 이해할수 있을것도 같지만 마음으론 이해할 수 없다.

  클래식하면 자연스럽게 오페라도 언급이 된다. 그렇다 보면 또한 자연스럽게 관련된 또다른 부분이 떠오르게 된다. 전혀 듣지 못했던 생소한 부분이 더욱 많았지만 그럼에도 기쁜마음을 가지고 한장씩 넘겨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오랜시간 잊고있던 추억을 클래식 여행을 통해 다시 일깨운 시간이었다. 다음달에 있는 내 생일에, 스스로에게 동물의 사육제 CD를 선물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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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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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개가 새로 나오고 작가가 김별아님인것을 알았을때 이전 작품인 미실을 떠올렸다. 역사소설을 참 좋아하고 미실이라는 인물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엄청났었다. 그때 읽은 미실은 내게는 실망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도 이번엔 두권으로 넉넉한 분량을 보이며 다가온 논개엔 새로이 기대를 했다.
 
  일부러 찾아 그런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우연히도 논개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 저기서 들었다. 그래서 보통 알고있듯, 논개가 왜장을 꼭 껴안고 죽은 기생으로 그치는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잘 알고 있다. 알려지고 포장되어진 논개는 그녀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될수록 내가 알던 논개아 아니었다. 논개라는 이름의 유래 역시 어느 사이트에서 보낸 메일을 통해 알게됐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알면 알수록 전혀 다른사람이 되어가는 그녀 논개를 대상으로 나온 이번 작품에 나는 또다시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저 혼자 시나리오 구성까지 해가면서......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도 역시 실망스러웠다. 그것이 서운한 마음으로까지 번져갔다. 나는 소설을 원했다. 이전 작품 미실도 위인전을 읽는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그러했다. 역사 속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온전히 그의 행보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소설이라는 이름아래 얼마든지 보이지 않고 없어져버린 부분을 원하는대로 채울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작가의 상상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소설을 위인전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독자가 알아서 유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캐릭터의 개성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논개를 통해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고어들이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옛 정취에 빠져드는 듯이 좋기도 했다. 이번에도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이전작품보다는 더욱 좋다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고민하고 노력한 것이 느껴져서 다음작품을 기다리게 했다. 아직 논개를 열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고 꽉 조여 팔을 풀리지 않게 한 채로 왜장과 함께 물에 뛰어든 기생으로만 알고있다면 이 책을 술술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소설이지만 분명 다른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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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라도에서 생긴 일
이제하 지음 / 세계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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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만에 선보이는 소설이라지만, 난 사실 처음 접하는 작가이고 작품이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달랑 두가지. 첫째는 넘치고도 모자라 흘러서도 넘쳐나는 외국소설속에서 우리 문학을 접하면 괜히 반가움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두번째는 권총 한 자루가 생긴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예전 직장이 경찰청이어서 나는 우연히 딱 한번, 진짜 총을 본 적이 있다. 만져볼 수도 없었고 대놓고 관심을 표할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순식간에 눈이 빨려들어갈듯 눈길이 가는것을 느꼈었다. 이는 수갑이 좋지 않은 물건임을 아는데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수갑을 처음 보고 만져볼때에 그것이 무척 빛나보이던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잠깐 보는 것도 그랬는데 만약 정말 내게 총이 생긴다면? 그 순간의 느낌을 짐작도 할 수가 없다. 

  아주 솔직하게,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고 말한다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사실 기분이 안좋았다. 천성인지, 국가나 사회의 이념, 사상따위를 가지고 논쟁하고 전쟁하는것을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유토피아를 읽으면서 조금 어색하고 황당함을 느끼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어떠한 체제속이건 나는 인간적인 것을 좋아했다. 이 개인적인 성향때문에 책의 초반부터 나오는 댓글을 통한 다툼의 내용이 마음을 싹 굳게 만드는것처럼 느껴졌다. 

  불친절한 소설이라는게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했다. 작가가 충분히 던져줄 수 있을법한 것들이 부족해서 읽어도 읽어도 첫장을 읽는 것처럼 긴장감이 지속되고 멍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각 장이 이어져도 그만 끊어져 있어도 그만인것같은 이 느낌은 또 무엇인지...... 거기에 전체적으로 음울한 분위기까지 더해 날 울고싶게 만들었다.

  주어진 소스가 부족해 어느것도 단정짓기 어렵고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내 마음대로 이 작품의 설정을 내게 끼워 맞춰보았다. 내게 총이 생긴다, 실제 총이 내 손에 쥐어진다? 그 총에서 나는 무엇을 느낄지 궁금했다. 내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이 총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보다 더욱 컸다. 아직 젊은 나이인 탓인지 때마다 감당할 수 없는 욕심은 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그만큼 얻고싶고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서는 당연히 감수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맞섰다. 머릿속 온갖 것들이 양편으로 갈려 대치하는 느낌이 들만큼 이것은 내게 크고 자주 일어나는 고민이다. 이것을 또다시 일으키는 매개체가 흉기인 권총이라면 꽤 오랜 시간 꼼짝하지 못하고 고민할 것이다. 내 결정에 대해서도 예상할 수 없는 이 문제에 대해 글을 쓴다면 결단내리지 못하고 끝없이 고민하는 성격탓에 문도 벽도 창문도 없는 방 한가운데에 독자를 떨어뜨려놓는듯이 이야기를 만들지도 모르겠다. 각자가 알아서 하시라고. 보고싶은 것을 보고 원하는 것을 하고 가고싶은 곳을 가라고, 그들에게 기대하지 않고 말이다. 우습지만 작가도 이런 마음은 아닐까 혼자 공상인지 망상인지 모를것을 해본다. 

  사실 내게 참 어렵고 힘든 소설이었다. 미리 이러한 작품인줄 알았다면 지레 피해버렸을 것이다. 언젠가 이 작품이 다시 생각나고 다른 것을 떠올리게 될때 또 한번 찾을 수 있게 잘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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