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인식체계는 독과점적 산업구조를 지향한다.


경제학적으로는 기업이 많은 시장일수록 완전경쟁시장이 되어


시장 전체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하지만


인간은 3개 이상의 선택지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신문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읽을만한 정론지는 우리나라에 몇 개나 있을까.


10개나 될까. 자체적인 수입기반을 갖고 운영되는 언론사는 몇개인가.


방송은 몇 개인가.


대세 연예인은 몇 명이고, 잘 나가는 가수는 몇 명인가.


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 고려하는 보험회사의 종류


가구를 사려 할 때 고려하는 가구회사의 수


노래를 들을 때 사용하는 음악 차트 어플리케이션의 수


모르는 것을 검색할 때 사용하는 포탈(검색엔진)의 개수


우리는 결국 다양한 분야에서 1개를 선택하며,


대체재로 알려져 있거나 대체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보통 5개 안쪽이다.


각각의 분야에서 우리의 인식체계는 2~3개의 기업만 기억한다.


업계 10위 회사가 1위 회사와 품질에 차이가 없고 브랜드 파워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홍보해도


1위 업체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일종의 선점효과일 수 있고, 선점효과가 가능한 건 인간의 인식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완전경쟁시장이란,


존재론적으로도 이상적인 시장일 뿐만 아니라


인식론적으로도 이상적인 시장이다.


진입장벽이 없고, 초과이윤이 0이며 어느 회사에 가서 그냥 물건을 골라도 가격과 품질이 동일한


산업이 존재하기 위한 인간의 인식론적 기반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산업구조가 독과점적으로 형성되는 데는


인간의 선택양식 자체에도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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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며,


가시 많은 생선의 가시를 발라주던 아버지.


오늘 아버지가 생선가시에 목이 걸려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왜 가시 안 바르고 먹냐고 타박하니


가시가 보이지 않아서 바를 수가 없다고 하신다.


울컥했다.


당장 식탁 위의 모든 생선가시를 발라내고,


아버지와 어머니 밥 위에 올려드리고 보니


먹은 것이 별로 없건만


어찌나 배가 부른지


정말이지 행복했다.






2016년은 정말 힘들었고, 행복했던 한 해였다.


이런 시대에 나는 운이 좋아, 취직을 했고 그것으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


잠시나마, 여러 관계 속에서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잊고)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쁨을 누리며 하고 싶은 것을 했다.





그 사이


어머니는 목디스크가 생겼고


아버지의 허리디스크는 심해졌다.


어머니는 이 모든 아픔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2016년 최고의 한 순간이, 나의 취직이었음을 수십번도 더 기쁘게 말씀하셨다.



이제


부모님에게 남은 것은 집 한 채.


언젠가는 관리비를 감당하기 위해 이사가야만 하는 멋진 보금자리.


내가 사 드리는 주말 세 식구의 한 끼 외식에 고마워하고


멋쩍은 표정으로 아버지 몰래 드리는 용돈에 기뻐하는 어머니를 보며,


내게 남은 보람찬 삶의 방향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있다.




우리 식구 모두, 함께 사는 이 자그마한 삶을 지켜갈 수 있길.


내가 그런 삶을 부디 지켜나갈 수 있길.


월급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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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진보와 실업은 비례한다. 기계와 컴퓨터가 생산을 대체하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는 불가피하다. 고용주가 5명의 사람으로 생산하던 일을 5대의 기계로 수행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가변비용은 고정비용이 되고 1인당 생산성은 높아진다. 문제는 6명의 고용이 1명의 고용으로 대체되고 6명의 소득은 1명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기술진보와 함께 실업과 불평등이 확대된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사장이 1000만원을 벌고 직원이 200만원씩 가져가던 시대보다, 사장이 2000만원을 벌고 나머지 사람들은 실업자가 되는 시대에는 20:80의 사회가 1:99로 바뀔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1:99의 경제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기술진보로 인한 실업이 비례하는 상황에서는 '좋은 직장'이 아닌 '직장'자체가 선망의 대상이 된다. 국가 차원의 정책이 없으면 좋든 싫든 이러한 추세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높은 실업률과 불평등의 심화는 경제 전체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한다. 최소화된 정부의 기술진보는 시장실패를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용창출과 불평등 해소가 정책의 직접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기업의 성장지원이 고용창출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직자에 대한 고용지원은 취업이 아닌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관점을 바꾼다면, 복지국가에서 '기본소득제'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수요를 창출하고 높은 실업률을 용인할 수도 있다.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지만, 일하지 않으면 기본적인 의식주 이상은 해결할 수 없게, 동시에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함으로써 한계소비성향을 극대화하는 것도 다가오는 시대에는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이나 기업 단위로 해낼 수 없으므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시장을 존중할 경우 기술진보와 실업, 그리고 불평등이 비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진다. 시장실패를 방지하여 시장의 효율성과 사회후생을 높이는 정책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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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의 바둑실력이 화제가 되면서 AI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인간 대 기계'구도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AI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결국 인공지능이 업무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데 있다. 고도로 발달한 AI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하는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여 실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이다.

  금융산업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다룬다. 금융산업 종사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한다. 이러한 작업은, 인공지능이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다. 사람이 데이터 분석을 위해 통계패키지 이용법을 배우듯 기계 역시 패키지 이용법을 학습하지만 그 속도를 사람이 따라갈 수는 없다. 계산력의 측면에서 기계는 인간을 대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초창기 컴퓨터 개발 이후 지속되어왔다. 그 결과, 이미 많은 산업의 고용창출력은 줄어들었고 자동화된 직무가 많아졌다.

  최근 관심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두려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지는 '판단력'과 '창의력'까지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전략적 사고와 결정은 기존의 계산기로서 컴퓨터의 기능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AI는 과연 '직관'과 '창의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세돌과 알파고의 4국을 보면 아직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바둑을 잘 모르지만, 4국의 초반전개는 2국과 똑같았다. 이세돌 9단이 계속해서 2국과 똑같이 두었다면 알파고 역시 2국처럼 응수했을까? 알 수 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그렇다면 알파고의 창의력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최적의 수'가 상대방의 동일한 전략에 동일한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것만을 의미한다면, 새로운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알파고 대 알파고'의 대국은 먼저 두거나 나중에 두는 쪽이 이기는 일방적인 게임이 될 것이다.

  컴퓨터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동일한 결과를 낳도록 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에 근거하여 만들어져 있다. 오늘날의 최첨단 과학은 그 이상을 목표로 인공지능을 개발중이고, 그러한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세돌과의 대국을 시도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보아 이세돌이 5:0으로 졌다고 해도 AI의 독창성에 대한 나의 의구심에는 변함이 없다. 판후이와의 비공식전 3:2승리의 경우 알파고의 패배원인이 '부족한 시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판단하에 제한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걸 보면, '시간'이라는 제약 속에서 기계가 인간의 직관과 판단을 뛰어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아닌가 싶다. 알파고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 역시 압도적인 계산력 이상의 놀라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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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목표를 정하고 성취하면서 살아가는 시간들의 연속이다.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방황하고, 성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통받는다.

  올해는 취업을 목표로 달려왔다. 그러나 결국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취업과 졸업은 3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꾸준히 계획되어온 중장기 프로젝트였다. 자취방, 자격증, 수강과목 등 모든 것들을 이번 하반기에 맞추어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왔고 마지막의 실패만 빼면 모든 과정들은 순조로웠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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