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어쩔 수 없는 남자라는 거지, 시발.

마지막 한 마디로 

당신은 평화의 종결자, 등극.  

 

오늘은 헤어지지 말자 

어쩔 수 없어도 그렇게 살아왔잖아,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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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예외였지만 

나에게는 열외였지 

  

당신으로부터의 낙오된 이의 슬픔이 

열외의식이 되었다면 

나는 비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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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리 

박노해 

 

그해 가을이 다습게 익어가도 

우리 집 감나무는 허전했다 

이웃집엔 발갛게 익은 감들이 

가지가 휘어질 듯 탐스러운데 

 

학교에서 돌아온 허기진 나는 

밭일하는 어머님을 찾아가 징징거렸다 

왜 우리 감나무만 감이 안 열린당가 

 

응 해거리하는 중이란다 

감나무도 산목숨이어서 

작년에 뿌리가 힘을 너무 많이 써부러서 

올해는 꽃도 열매도 피우지 않고 

시방 뿌리 힘을 키우는 중이란다 

해거리할 땐 위를 쳐다보지 말고 

발 아래를 지켜봐야 하는 법이란다 

 

그해 가을이 다 가도록 나는 

위를 쳐다보며 더는 징징대지 않았다 

땅속의 뿌리가 들으라고 나무 밑에 엎드려서 

나무야 심내라 나무야 심내라 

땅심아 들어라 땅심아 들어라 

배고픈 만큼 소리치곤 했다 

 

어머님은 가을걷이를 마치신 후 

감나무 주위를 따고 퇴비를 묻어주며 성호를 그으셨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허리 굽혀 땅심과 뿌리를 보살펴야 하는 거라며 

 

정직하게 해거리를 잘 사는 게 

미래 희망을 키우는 유일한 길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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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그 곳에서 마주하는

 

매혹적인 신체의 실체.

 

 

 

때때로

 

아름다운 실체의 신체는 아름답지 않았으니

 

육체의 거짓 파편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와 아우라는 참인가?

 

 

 

결국

 

화려함에 감탄하고

 

소박함에 감동하는

 

어쩔 수 없는 삶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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