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인식체계는 독과점적 산업구조를 지향한다.


경제학적으로는 기업이 많은 시장일수록 완전경쟁시장이 되어


시장 전체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하지만


인간은 3개 이상의 선택지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신문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읽을만한 정론지는 우리나라에 몇 개나 있을까.


10개나 될까. 자체적인 수입기반을 갖고 운영되는 언론사는 몇개인가.


방송은 몇 개인가.


대세 연예인은 몇 명이고, 잘 나가는 가수는 몇 명인가.


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 고려하는 보험회사의 종류


가구를 사려 할 때 고려하는 가구회사의 수


노래를 들을 때 사용하는 음악 차트 어플리케이션의 수


모르는 것을 검색할 때 사용하는 포탈(검색엔진)의 개수


우리는 결국 다양한 분야에서 1개를 선택하며,


대체재로 알려져 있거나 대체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보통 5개 안쪽이다.


각각의 분야에서 우리의 인식체계는 2~3개의 기업만 기억한다.


업계 10위 회사가 1위 회사와 품질에 차이가 없고 브랜드 파워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홍보해도


1위 업체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일종의 선점효과일 수 있고, 선점효과가 가능한 건 인간의 인식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완전경쟁시장이란,


존재론적으로도 이상적인 시장일 뿐만 아니라


인식론적으로도 이상적인 시장이다.


진입장벽이 없고, 초과이윤이 0이며 어느 회사에 가서 그냥 물건을 골라도 가격과 품질이 동일한


산업이 존재하기 위한 인간의 인식론적 기반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산업구조가 독과점적으로 형성되는 데는


인간의 선택양식 자체에도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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