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에 마트에 갔더니 싱싱하고 알이 굵은 아보카도가 있어 세 알을 샀다. 일주일 내내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아보카도 회(와사비장에 찍어먹는다.) 등등을 해 먹어도 한 알이 남아 과카몰리를 시전했다. 아침부터 토마토 사러 돌아다녀야 한 괴로움이 있었으나, 그 쯤이야.
과카몰리는 아보카도 소스다. 소스라고 하면 용도가 제한되는 것 같지만, 빵에도 발라먹고, 나쵸에도 발라먹고 그냥 퍼먹어도 맛있다. 버터처럼 부드럽고 기름진데 다이어트 식품으로 분류되니 소스계의 엄친아랄까. 영양가도 엄청나게 높다. 굉장히 중독적인 맛으로 미량의 풋내만 잘 컨트롤 한다면 생긴 것과는 달리 별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다.
과카몰리의 핵심은 물론 아보카도다. 싱싱하고 딱딱한 초록색 아보카도를 사서 상온에서 3~6일 정도 숙성시키면 갈색으로 익는다.마트에서 익어버린 아보카도는 쇼퍼들이 하도 주물럭거려서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사지 않는 것이 좋다. 덜 익혀도 맛이 없고, 더 익혀도 맛이 없기 때문에 접시에 담아놓고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적절한 순간을 맞으면 잠시 의식을 치루고 아보카도 껍질을 벗긴다. 절정기의 아보카도는 반을 가르면 더 칼을 댈 것도 없이 손으로도 껍질이 스르륵 벗겨진다. 그 쾌감이란.
레시피 : 아보카도- 1개, 마늘 큰거- 1개, 레몬즙- 적당히, 토마토- 반개, 소금/후추- 약간, 양파- 넣고 싶은 만큼, 매콤한 고추- 넣거나 말거나. 를 볼에 넣고 대충 섞는다.
아삭아삭하게 먹어볼까 하고 양파와 토마토를 굵게 다져넣었는데, 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