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술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린왕자가 물었습니다.
"참을성이 많이 필요하지."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우선 내게서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난 곁눈질로 널 볼테니까, 아무 말도 하지마. 말은 오해의 원천이지. 그리고 한잔 마실때 마다 조금씩 나에게 더 가까이 앉으면 돼."
다음 날 어린왕자는 댓글을 달았죠.
"술은 몇 시에 마시는게 좋을까."
여우가 말했죠.
"예를 들면, 네가 오후 일곱시에 마시자고 하면, 난 여섯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나는 더 행복감을 느낄 거야. 여섯 시엔 난 벌써 숙취 걱정을 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될 거야. 내가 얼마나 마시고 싶은지를 보여줄 수 있지. 그런데 네가 그냥 아무 때나 오면, 내 위장은 몇 시에 술 먹을 준비를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게 되지. 적절한 관례를 지켜야 해."
"관례가 뭐야?" 어린왕자가 물었죠.
"그것 역시 너무 자주 소홀히 다루어지는 행위야." 여우가 말했습니다. "그건 술 먹는 날을 다른 날과 구별되게 하고, 술 먹는 시간을 다른 시간과 구별되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사냥꾼이 술 먹는 날에도 관례가 있어. 그들은 매주 금요일이면 마을의 여자들과 술을 마시지. 그래서 금요일은 내게 멋진 날이야! 난 을지로 3가 까지 산책을 할 수 있지. 하지만 사냥꾼들이 그저 아무 때나 술을 마시면, 매일 매일 이 다른 날과 마찬가지가 되고, 난 결코 을지로에 갈 수 없게 되지."
어린왕자는 여우와 마셨습니다. 그리고 떠날 시간이 가까워 왔을 때,
"아아." 여우가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답니다. "울고 싶어."
"그건 네 잘못이야." 어린 왕자가 말했죠. "난 너에게 적당히 따라주고 싶었어. 그런데 네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우겼잖아."
"맞아. 그건 그래." 여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넌 지금 울려고 하고 있어!"
"맞아, 그건 그래." 여우가 말했죠. "그런데 너는 아직 취하지도 않았잖아!"
"나도 많이 취했어." 왕자가 말했죠. "맥주의 색깔 때문이지." 그리고는 덧붙여 말했죠.
"가서 알라딘을 다시 살펴봐. 이제 넌 내 댓글이 세상에서 유일하다는 걸 이해할 거야. 그리고 돌아와서 나와 맥주 한잔 더 해줘. 그러면 선물로 망고 하나를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