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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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를 '낯설게보기'라는 문학적 장치로 우리가 가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가장 큰 공로가 있는 분아닌가 싶다. 1989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해외여행의 길이 열리고 다른 나라의 것들이 다 부럽던 그 시절, 1993년 출간된 <나의문화유산답사기> 1권으로 우리나라의 유구한 문화유산을 보여주며 한국인의 자존감을 승격시켜주신 분이니 말이다.

그런 분이 이번에는 <국토박물관 순례>를 내셨다. 코로나 이전에는 지구촌이라며 세계화를 강조하던 전세계가 팬데믹 이후 자 국의 빗장을 걸어잠구기 시작했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우리나라로서는 위기다. 옆나라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어떻게 겪어왔는지 우린 봐버렸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 끼어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펼쳐놓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지점에 서있다. 보이는 것들 중 꺼내어진 것들은 초라하다. 그러기에 다시 한번 이미 지나간 것들이라 보이진 않지만 이어져오고 있는 유산에 대한 순례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30년만에 진화하여 마침내 국토박물관 순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니 답사기 제 1권 서문에서 말한 첫 문장이 새삼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p.6)

우리는 이런 세계의 흐름 속에서 이 진화된 책을 읽고 바래버린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냉철하면서도 포용할 수 있는 자존감을 복구해줬으면 좋겠다. 이 두 형용사의 간극을 느끼며 1권을 읽었다.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같은 인류사로부터의 시작에 반갑다. 구석기시대 한반도 선조들 이야기로부터의 출발은 한국인으로의 순례를 떠나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의 2권 3권이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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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 열림원어린이 동시집 시리즈
이창숙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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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이가 어떤 책에 대해서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는 굳이 말을 안해줘도 안다. 학교나 어디 이동시간이 긴 곳으로 갈 때, 들고 가는 책이라면 재밌어하는 책이라는 몸짓의 언어다.

킥킥거리며 읽길래 “넌 그 책이 재밌어?”라고 물었다.
“응. 웃겨.”
“웃기기만 해?”
“응.”
“...”

‘T’다운 독후감에 잠깐 고뇌했다. 그래도 ‘네가 밖에 나가서 누구 험담하는 아이는 아닌거 같구나’ 싶어 다행이란 생각이든다.
“근데 엄마 이거 지난번에 읽었던 <개도 잔소리한다>랑 비슷하네” 아 맞네. 4학년 1학기에 학교에서 시를 한 편 적어오라고 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여러 편의 동시집을 읽었더랬다. 내 기억 속에 사라진 동시집 제목을 기억하는 걸 보니 <엄마의 아바타> 시처럼, 내가 너의 미니미에게 잔소리할 일은 없겠다 싶다.

* <연신내 시장2>는 진짜 여러 번 읽어주었다. 슬이가 왜 이들이 빙 돌아 빵 가게 먼저 가는지 이해를 못했다. “여름에 얘네가 닭을 사러 시장에 갔는데 정육점 아저씨가 수박을 드시고 계시잖니. 그래서 드시라고 매너있게 빵 가게부터 간 걸 표현한거지.” 설명해주고 나서 후회한다. 얘기해주지 말걸.

이런 모멘트들이 많다. 이 시집에는. 행간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시들. <우리 집 거실에 악어 한 마리>도 그렇고 <뉴스>도 그렇다. 악어와 눈이 마주쳤을 때와 뉴스에서 엄마가 티비를 껐다는 마지막 연을 읽으며 엥? 했더랬다. 악어에 대해서는 우리집의 대화를 단절 시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아이에 대해 이야기해볼만하다.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뉴스 시에서는 엄마가 티비를 끈 다음 이어질 이 가족의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그것을 상상하는 것이 동시의 힘이지. 동시가 어떤 것인지를 오래간만에 다시 느껴본다. 참 재밌다. 잔소리 대신 이런 상황에 맞는 동시를 읽어주는 위트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 다양한 스타일이면서도 재미있다. 아이의 소감대로 웃긴 책이지만 시인이 ‘쥐구멍’이라는 시를 책의 타이틀로 픽한 것은 의미있어 보인다. 책이 노란색으로 되어 있는 점도 그렇다. 시집커버를 다양한 색으로 출판하는 문학동네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 책의 끝 부분에 실려있는 세월호에 대한 두 개의 시에 무게를 준다고 생각한다. 앞표지에 ‘이창숙 동시집’‘이라는 글씨가 표지 밑으로 침몰하는 것처럼 보인다. 2014년에 그런 일이 있고 벌써 9년이 흘렀다. 그리고 많이 잊혀지고 있다. 이 사건의 기억을 잊지말라고. 잊을 뻔한 우리의 마음을 쥐구멍에 들어갈 뻔한 마음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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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의 7가지 조건 - 채정호 교수의 한국인 행복 보고서
채정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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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어렸을 땐 공부를 잘하면 행복할 것 같았다. 이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 더 행복할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면,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면, 집을 가지면, 자산을 가지면... 점점 이루기 힘든 것들이 목표가 되면서 포기하는 마음이 생기고 어느 순간 행복의 기준은 소확행으로 바뀌어 있었다. 돈을 조금 모아 이 곳을 탈출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면, 맛집에 줄을 서서 먹고 그것을 SNS에 올리면... 귀여운 굿즈를 손에 넣으면...

이토록 평범해 보이는 ‘행복’은 너무도 많다.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어느 행복의 장단에 맞춰 살아야 하는 거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 책에서 해준다. 저자는 “사람마다 느끼는 조건과 상태가 다른 ‘행복’ 대신 ‘웰빙’을 삶의 목표로 다루”(p.19)고 있다. 웰빙은 잘 존재(well-being)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그 조건으로 7가지를 체크해야 한다. 그것은 수용-변화-연결-강점-지혜-몸-영성이다. 개인적으로 6번째와 7번째 항목이 좋았는데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고, 도스토예프스키에게도 애증(!)을 가지고 있는 독자로서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이 부분은 나에게 축복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인상깊었던 부분
“괜찮아”
“별일아니야”
“그럴 수 있어”(p.80)
“매일 조금씩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라”(p.127) 이 부분이 가장 갸우뚱했다. 녹슬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치를 발휘해야 했다.
연결은 커넥트가 아니라 케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p.169)
용서는 ‘forgive’, 즉 누구를 위하여(for) 주는 것(give)이다. 결국 용서란 상대가 아닌 내게 주는 행위라 할 수 있다.(p.186)
한국인에게 특화된 25가지 성격 강점(p.209)
지혜는 불확실성을 견디는 것(p.269)
마음에서 빠져나와 몸으로 살아가라(p.317)
현실의 삶을 중시하는 한국인, 영성이 부족해진 이유(p.340)
우리는 영적인 경험을 하는 인간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경험을 하는 영적인 존재다(p.351)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트를 모았을까 생각해본다. 참 감사하다. (감사에도 근력이 붙는다니 나도 열심히 감사운동해야지.)

p.s 1. 난 개인적으로 이 책의 이 평범한 제목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물론 이 책도 대단하지만!) 같은 제목에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개인적으로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보다 이 책이 더 도움이 되었다.
2. 초전도체 얘기가 자주 나온다 이 부분이 넘... 재미있었다. 실생활에 멀리 떨어진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3. 책 표지 역시 심심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막상 그 7가지를 알고 이 로고가 녹아있는 숫자 7을 보면,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이 책의 디테일을 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4. 작년 말에 <기억의 뇌과학>이라는 책을 읽고 넘 좋아 주변에 선물하며 2023년을 준비했었는데, 내년은 이 책으로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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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소녀 팡 그래픽노블
마갈리 르 위슈 지음, 윤민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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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음악없이, 특히 가수의 덕질없이 사춘기를 통과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있을 수 있다. 전쟁을 겪거나 격동의 1970년대를 청춘으로 보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트로트 경연대회 프로그램 이후 그들도 영웅씨로 대표되는 덕질 대열에 저 뒤에 줄 서게 된다. 우리나라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게, 팝가수, 롹가수, 브리티씨, ..... 나주평야~바바리~치와와로 불리는 심바에라도. 우리의 흥이 이끈 K-pop이 세계적 대유행 중임을 봐도 알 수 있다. ...나보다 분명 언니인, 프랑스 마갈리 언니가 비틀즈를 덕질한 열두 살 이야기, <어디에도 없는 소녀>를 읽다보니 한국인으로서 덕질의 기원에 대해 굉장히 자긍심있게 첫문단이 써진다. (하긴 존 레논이 팬한테 총맞고 돌아가신 걸 보면 외국사람들이 더 하면 더 했나)

물론 나 역시 서태지, 듀스, HOT.. 내 나이 또래라면 모두가 좋아했을 그런 음악들도 좋아했다. 내가 중학교때 유일하게 갔던 콘서트가 ‘드림콘서트’였다. 그런 종합운동장에서 하는 콘서트 참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친구들에 휩쓸려서 가긴 갔다만 난 그 사람 많은 곳에서 가수는 내눈으로는 모기만해 보이는데, 티비로 보면 표정도 다 보일 것을, 대체 여기는 왜 오는 거지? 라이브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왔더랬다. 내 기억에는 고 신해철씨가 만들었다는 ‘내일은 늦으리’ 노래만 기억이 난다. 콘서트는 분명 ‘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더랬다. 이때 우린 탄소란 존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싶은 가사가 담긴.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속에 담게 해주오’ 끝내 이 노랜 이루어지지 못했네. 쩝. 지금 고우리씨가 담당하는 저음의 1세대 신해철씨 얘기를 하려다가 여기까지 왔다. 왕년에 N.E.X.T안 좋아한 사람은 또 어딨을까. 그러다가 M-bop 삼형제로 팝에 빠져... <스피드>의 키아누 리브스를 보며 영화에 빠져... 금발머리 임청하씨 때문에 중경삼림으로 왕가위에 빠져... OST로 빠져.. 삶이 진짜 덕질로 이루어져 있었네. 바로 그 덕질에 대한 책이다. <어디에도 없는 소녀>라는 부정의 제목은 사실 <어디에나 있는 소녀>라는 제목이었어야 마땅함을 주장하며.

마갈리는 열두살 여름,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똑똑한 언니처럼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학교 공포증’에 걸린 마갈리는 홈스쿨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비틀즈는 마갈리의 유일한 구원의 길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눈에는 가장 큰 방해물로 보인다. 비틀즈 노래를 테니슨의 시처럼 “생명의 마지막 찌꺼기까지 다 마셔 버린” 마갈리 언니는 그림으로 비틀즈를 형상화하며 겨우 빠져나온다. 나는 덕질은 더 좋아보이는 덕질로 뒤덮는게 아니라 예술의 길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덕질이 퇴치해야 할 무언가는 아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 키이기도 하다.

공부해야 하는데 덕질하느라 공부하기 싫은 수험생들에게 추천한다. 나는 비틀즈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를 그림으로 표현한 장면이 맘에 들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이 흑백의 현실에서 컬러를 주는 영혼의 음악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흥을 DNA에 새겨놓은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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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챗봇을 설치하겠습니까? 한무릎읽기
은상 지음, 손수정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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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은 티머니 카드만 충전해주면 엄마, 아빠가 퇴근할 때까지 홀로 의식주 해결이 가능하여 학교를 알아서 다닐 수 있는 나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여진이도 그렇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사를 다니는 어머니와 편의점을 운영하는 바쁜 아버지 사이에 사각지대가 있다. 그 손길이 닿지 않는 시간,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감지 않은 머리를 벅벅 긁어대는 여진. 스마트폰과 많이 놀아봐서 익숙한지, 대면으로 다가오는 지훈이보다 새로운 앱, 외로챗봇에 관심이 더 많은 아이.

3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독후감 숙제가 있다. 선생님께서 한 달 전에 내준 과제지만, 제출 당일까지 여진이는 읽지도 않았다. 모쏠 소리가 듣기 싫어 사귄 남자친구에게 해달라고 하니 평소보다 좀 긴 메세지로 이별을 통보받는다. 동생이 있어 그런가, 야무진 친구 미라에게 전화해 귀동냥이라도 들을까 하지만 의중을 간파당하고 실패한다.(이런 부분이 정말 현실적이다) 외로챗봇에게 부탁하니 싫은 소리 하지않고 한번에 해결해준다. 이 앱이 여진이의 베프가 되는 순간이다.

슬이는 이 책을 읽고 외로챗봇을 깔아보고 싶다고 한다. 내 앞에서는 여진이처럼 숙제를 베낄 것 같지 않다고, 자기는 정말 모르는 것 검색할 때 초록창 대신 질문할 것 같다라고 대답하지만, 내 눈에는 내 딸이 여진이처럼 보인다. 아침에 등교 준비하라고, 3분마다 알람하는 내가 없다면 얘도 여진이와 다를 바 없다. 이 책에는 내가 부모로서 내 아이를 보며 느끼는 바가 그대로 녹아있다. 대면으로 익숙하지 않은 관계들, 너무 많이 보는 스마트폰, 내가 없을 때 줄줄 샐 것 같은 바가지... 그게 내 아이이다. 그에 비해 동생이 여럿있는 아이들은 어찌나 야무진지, 뭘 들고만 있으라고 해도 잘 떨어뜨리는 내 아이에 비해 동생 손을 잡고 학원에서 데려오는 또래를 볼 때면 쩝. 소리가 절로 난다.

머리를 감지 않고 병원에 가는 게 아이에게는 좀 충격적이었나보다. “얜 너무 더러운데?”라고 말한다. “너 나 없어봐라 니가 알아서 머리감고 학교 가겠니”라고 대답해본다. 왜 이 소재가 필요했을까 생각해보면, 외로챗봇은 머리감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준다 “(...) 매일 머리를 감는다고 해서 이 기름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 압력 때문에 머리카락이 손상돼 끊어질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돼.(...) 따라서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 건강을 유지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p.49)라고 알려주는데 이는 일반적인 지식이다. 맞는 말이지만, 의사가 본 여진이의 머리 상태는 이랬다. “학생은 머리에서 기름이 많이 나오는 유형이에요. 이걸 지성 피부라고 하는데 두피가 지성이면 매일 머리를 감아야 해요.”(p.84) 챗봇이 알려주는 일반적인 상식과 나의 개별적인 컨디션은 다른 문제였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기는 벅찬, 전문가가 필요한 모먼트다.

어른들도 챗GPT 광풍이 불어닥친 요즘이다. 이 프로그램이 화가보다도 더 그림을 잘 그린다며, 작가보다도 글을 잘 쓴다며, 영어도 잘 하고 무엇이든 가르쳐준다며 각자의 직무에 맡는 질문하는 법이 쓰인 책이 출판업계를 휩쓸고 있다. 장점도 있으면 단점도 있다. 이제 글쓰기 숙제를 베껴온건지 어떻게 진위를 알 수 있을까? 대학생들의 리포트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초등학생의 영역에도 대두된 문제들이다. 사실 이런 여러문제들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외로챗봇을 설치하겠습니까?>는 외로운 아이와 그 외로움에 유일하게 반응해주는 스마트폰 특히 외로챗봇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단어를 고르기가 어렵다. ‘문제’라는 단어가 맞지 않는 듯하다. 생각보다 이 문제는 현실적이며, 이 문제를 발생시킨 외로챗봇은 생각보다 인간적이고 다정하다. 외로챗봇은 여진이에게 “친구란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정의”(p.89)를 말한다. 여진이 나이 또래, 그러니까 내 아이의 시대에는 외로챗봇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렇게 변화해가는 세상을 우리 부모 세대는 좀 더 큰 눈을 뜨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 책이 얘기해준다.

* 여진이는 과연 4.0 버튼을 누를까?에 대해.

여진이는 편의점을 하시는 아버지가 아침에 알바를 구해 이제 아버지의 손길을 받게 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는 아이라면, 이런 책이 아이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외로챗봇은, 챗GPT는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도구는 맞는 것 같다. 낯선 과학의 얼굴의 이것들이 우리에게 다정하게 다가오는 중이 맞는 것 같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래서 난 업그레이드 바로 누를 거라고.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이런 내용으로 우리에게 문제점을 던져주는 이런 책은 영원할 거라고. 그리고 챗GPT가 알려주는 일반적인 지식보다 훨씬 가치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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