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수업 -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 교차하는 도시 이야기
도시연구소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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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도시는 번영하고 어떤 도시는 사라지는가?”라는 도시의 조건에 대해 끊임없는 탐구를 해온, 2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도시연구소’의 운영자의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고등학교때 우리 반 반장은 왜 그때 갑자기 부천으로 이사가서 오랜 등교시간을 해야만 했는지, 20년전 내 후배는 왜 과천에 땅을 사라고 권했는지, IT직업을 가진 남편이 10년전쯤 왜 전주로 장기 출장을 가야만 했는지, 삼성전자에 다니는 이모부의 형제들은 왜 다들 화성에 사는지, 작년에 다녀온 경주에서 내가 본 것들의 이유들-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 교차하는 도시의 이야기로 담겨있다.

1부는 서울부터 안동까지 대한민국 30개 도시의 흥망성쇠를 산업과 일자리라는 경제적인 렌즈로 도시의 운명사를 관찰한다. 2부에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젊은 인구를 끌어모으고, 축적된 자본이 인프라를 확장하는 '도시의 선순환 구조'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저자는 단순히 건물의 노후도를 논하는 얕은 시선이 아닌, ‘젊음의 밀도’와 ‘지속 가능한 산업’이 어떻게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지를 일관된 논리로 책을 관통한다.

근대화를 실현한 문명의 주인공 유럽은 EU를 통해 미국과 동아시아의 성장을 견제하길 바랬으나, 영국의 브렉시트,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도태, 저출산, 고령화와 여전한 27개 회원국의 분열 속에서 점점 가라앉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꿈꾸는 유럽여행에서 우리는 그들의 찬란한 역사적 유산과 예술, 민주적 가치에 입을 다물지 못하지만, 이러한 소프트파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탱할 제조업 기반과 기술 혁신 부족, 복지로 인한 재정 과다지출 문제라는 하드파워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부와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문화적 패권은 결국 강대국에 의해 종속되거나 붕괴되었다. 결국은 저자의 말대로

‘사람이 모이고, 일자리가 생기고, 자본이 흐를 때 도시의 운명이 결정된다.’

영원할 것 같은 유럽 역시 그 수순을 밟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이제 어디 땅값이 오를지 예측하는 부동산 관련 책이 아니라 로마의 영광이 한순간에 사그라들었듯, 영원히 번영하는 도시는 역사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시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기에 서 있는 지금, 우리는 단순히 집값 등락에서 벗어나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판별하는 눈이 필요하다. 그 눈은 이 책이 제시하는 산업의 이동과 인구 유동의 거시적 맥락을 필수적으로 통찰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책은 단순히 도시 유목민 뿐 아니라 한국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읽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도시로 연결되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인문학수업#도시연구소#믹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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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세계 시민 사전 - 네가 꼭 알아야 할 지속가능한발전목표 17가지 ㅣ 십대 사전 2
윤예림 지음, 이정은 그림 / 초록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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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엄마와 싸우고 학교에 갔을 청소년들에게, 세상에는 엄마와 싸울 일보다 이 세계에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싸워야 할 일들이 넘쳐난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세계시민으로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지구촌 반대편의 고통과 기쁨을 내 삶에 들이고 서로 손을 잡아 연대해 나가야 하기 위해 ‘네가 꼭 알아야 할 지속가능한발전목표 17가지’를 담았다. 2015년 유엔에서 발표한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 -빈곤, 기아, 불평등, 인공지능, 기후 위기 등 오늘날 지구가 직면한 주요 문제들을 청소년의 눈높이와 삶에 연결한 17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권, 평화, 환경, 문화 다양성,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축으로 총 20여 개의 핵심 키워드를 눈에 띄는 그림 아이콘과 함께 분류하여 전개되므로 청소년들이 읽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접어도 된다. 각 장은 기후 위기, 난민 문제, 불평등, 디지털 격차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굵직한 갈등을 사전 표제어 형식으로 풀고, 이어지는 해설을 통해 구체적인 일상 속 사례와 연결 짓는다. 심각한 주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정은 그림 작가의 직관적인 일러스트를 배치하여 개념의 이해를 돕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사춘기 시절의 시선은 대개 ‘나’에서 출발해 ‘또래’로 확장해나간다. 또래의 세계를 미지의 세계로 받아들이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오늘날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세계의 모습은 심상치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시민들의 평범한 삶을 빼앗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는 유가상승과 물가인상을 가져왔다. 프랑스에서는 교육 환경에 맞서는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학생들의 상황을 이용해서 약탈을 일삼는 무리들은 더 많다. 또, 전쟁과 기아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간 이슬람 및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마저 위협하고 있다. 어른들 조차 이처럼 복잡한 세계의 문제들 앞에서 무력감과 분노에 사로잡히기 일수이다. 그레타 툰베리처럼, 프랑스 학생들처럼 ‘어른들이 망쳐놓은 세상을 왜 우리가 짊어져야 하는가’라는 억울함, ‘나 혼자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겠어’라는 체념이 청소년들에게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지속가능하며 발전해야 할 목표를 제시해준다.

‘나’와 ‘가족’, ‘친구’라는 좁은 우물을 벗어나 앞으로 청소년들이 마주할 미래는 이전보다 훨씬 넓고 단단해질 것이다. 이 사전을 징검다리 삼아, 더 넓은 세상으로 담대하게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청소년을위한세계시민사전#세계시민#지속가능한발전목표#청소년필독서#예비중#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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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밖 감정
성해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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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밖 감정>은 성해나, 이기호, 김현, 현호정, 임선우, 김화진 이 여섯 명의 작가가 서울과 지방의 경계를 오가며 겪은 거주, 이동, 결핍, 관계의 변화를 다룬 산문과 각 글의 말미에 수록된 작가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성해나 작가의 〈탑승 시 손을 흔드시오〉에서는 손을 흔들어야 버스가 멈추는 지방 소도시의 정류장과 항상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며 쉽게 탈 수 있는 서울의 버스를 대비하며 며칠 전 있었던 이틀간의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쩌면 서울 시민들은 ‘파업’ 자체보다는 교통의 공백에서 오는 ‘불편’에 분노했던 건 아닐까. 기다리지 않고 끊기지 않으며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감각. 지방 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 감각이 그들에게는 당연할 수 있으니. 체념과 포기에 익숙하지 않으니.”(p.19)

이기호 작가는 〈두 번째 만남〉을 통해 30대 초반의 가난한 보금자리였던 구기동을 회고한다.

“ “그래야 다시 서울로 입성한대요.”
그러더니 내게 얼른 전세에서 자가로 갈아타고, 다시 서울로 나가라고 훈수를 늘어놓았다. 나는 그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무언가를 자꾸 갈아탈 마음이 없었다.“(p.49)

김현 작가의 〈장면들〉에서는 그저 지역, 공간만이 아닌, 그 자리를 함께 해주는 사람들과 나누는 ‘드나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은 집에서 먹고 자기만 하지 않는다. 집은 그저 들고 나는 건축물이 아니다. 서울에서 대부분 돈 맞춰 ‘방’을 옮겨 다녀야 했던 내게 ‘집’을 제공해준 것은 그 방에 드나들던 연인, 친구, 동료 들이었다.(...) 돌봄이란 서로 드나들며 살피는 것. 곁을 내어주는 일은 어쩌면 곁이 될 공간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드나듦이 나이듦이며 나이듦이 돌봄이다.”(p.73)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은 현호정 작가의 〈새소리〉였다. 건방지게도 나는 우리 친정 식구들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태어난 뼛속까지 서울촌놈으로 이 글들이 내가 봐왔고 살아왔던 이 서울에 대한 정확한 문장들이라 느꼈다.

“외로움과 자유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인지 나는 서울에서 배웠다. 무시와 존중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기만과 진심이, 포기와 노력이, 평온과 슬픔이 어울려 이루는 화음을 알았다. 몽롱한 밤이면 그것들은 하나로 땋여 하나의 소리가 됐다. 빈말로라도 천국의 소리라 부르기 어려운, 가난하고 고달픈 어느 골목의 지저귐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머나먼 타향 골방에서의 새우잠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자는 나비잠보다 곤한 건 이 자장가 덕분이리라 생각했다.”(p.92)

임선우의 〈너도 어서!〉는 도태되지 않으려 서울로 진입하려는 도시인의 행렬에 대해 응시한다.

“서울이 사람들을 채근하며 트랙으로 떠미는 것은 비극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한 사람들에게 그곳은 분명 에너지를 준다. 그로 인해 나는 서울을 동경하고, 비난하고, 그러면서도 어쩔수 없이 계속해서 사랑하며 그 시절을 보냈다.”(p.116)

김화진 작가의 〈둘로 나뉘어 있다는 감각〉을 읽으면서는 서울에 살기 위해 필요한 또 하나의 감각에 대한 관찰이 돋보였다.
“내가 불안에 떨며 보일러에 다가가자 돌연 그것을 덮고 있던 덮개가 떨어지더니 물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나는 낯선 보일러 앞에 서서 쏟아지는 물벼락을 맞으며 이게 무슨 일이지 망연자실했고 발목까지 물이 차오를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무척 심란했는데, 동시에 속 시원하다는 생각을 했던 게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서 그 일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나는 항상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거야’와 같은 상태를 훨씬 두려워하고, 막상 일이 벌어지면 그러려니 하는 것 같다. 서울에 한 번 더 자리를 잡은 그날 나는 나에 대한 것을 하나 더 알게 된 것이다. 차갑게 젖은 몸을 하고서.”(p.144)

수많은 외국인들이 관광도시로 떠오른 서울로 여행하러 오는 이 시점에 <서울 밖 감정>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나는 정작 서울에 살지만 그들이 SNS에 남기는 화려한 서울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무심코 좋아요를 누르고 아래 위에서 들리는 층간소음과 창밖의 시끄러운 차 소리에 인상을 쓴 다음, 쓰레기를 묶어 버리러 나간다. 아파트 단지 구석에 쌓인 산더미같은 쓰레기장을 들러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들이 몇 개 떠오르더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나쁜 생각이었다는 듯 내 머리 속에서 깨끗하게 지운 뒤 엘베를 기다린다. 지방에서 태어난 사람이든, 서울에서 태어난 서울촌년이든 서울살이란 다 엇비슷하다고 느낀다.

도시의 “기만과 진심이, 포기와 노력이, 평온과 슬픔이 어울려 이루는 화음”이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서울밖감정#한겨레출판#하니포터#하니포터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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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사회 - 이상적 이미지를 넘어 자기-세계를 만드는 15가지 방법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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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사회> -이상적 이미지를 넘어 자기-세계를 만드는 15가지 방법은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의 정지우 저자의 신간이다. 현재 사단법인 '오늘은'의 이사장으로서 청년 세대의 실존적 문제를 문화예술적 실천으로 풀어내며 시대를 기록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진단과 해법이라는 2부로 전개된다. 1부 ‘호모 판타즈마의 출현’에서는 손안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쏟아지는 이상ideal 이미지를 끝없이 쌓아 올리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신인류를 ‘호모 판타즈마’라고 부르고, AI 알고리즘과 SNS가 부추기는 완벽주의와 번아웃, 나아가 해소되지 않는 '항시적-초조함'에 대해 서술한다. 또, 우리는 어떻게 타인을 구경하며 품평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런 우리 시대의 구경꾼을 ‘상시적 추임새꾼’이라 부르고 있다.

“결국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라고 할 수 없는, 이미지와의 관계에 머물게 된다. 당신은 시뮬레이션 게임속에서처럼 총으로 쏘아죽여도 되는 당신(...)은 허깨비이며 이미지이고 유령에 불과하다.”(p.107)

개인적으로는 이미지에 대한 저자의 글이 르네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이라는 그림을 연상하게 했다. 실내 창가 앞에 이젤이 놓여 있는 이 그림에는, 캔버스 위,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풍경가 그려져 있다. 캔버스는 창밖의 실제 풍경을 가리고 있지만, 관객은 마치 캔버스의 그림이 뒤의 풍경을 비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우리가 '진짜 현실'이라고 믿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이나 프레임(예술, 언어, 기억 등)을 통해 재구성된 이미지에 불과함을 나타낸 그림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도시 한복판이라는 큰 그림 안에 누군가가 걷고 있고, 그 그림안에 누군가의 셀피를 찍는 모습이, 또 그 안에는 게시물이 얼굴을 가리고 있다. 정작 우리는 사람의 진짜 눈을 보지 못하고 SNS에 떠있는 재구성된 이미지만을 볼 수 있다는 표지다. 핑크라는 색은 우리가 사는 오늘이 그런 환상사회임을 강렬하게 어필한다.

계속해서 저자는 타인의 나락을 소비하는 유령이 된 우리가 결국 빅테크라는 영주와 크리에이터라는 소작농, 그리고 우리의 클릭이 다시 빅테크회사에 정보로 제공당하는 농노와 다를바 없는 구경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나는 이 대목과 타인보다 AI와의 관계가 더 정서적이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시대 온라인에서의 관계가 유령의 관계라면, AI와 맺는 관계는 오히려 유사 인간관계에 가깝다.”(p.109)

“그리하여 호모 판타즈마에게 더 이상 진정한 의미에서의 타인은 없다. 모든 타인들은 이미지로 대체되었으며, 그들과 맺는 관계는 이미지와의 관계일 뿐이고, 마지막 이미지가 아닌 곳에는 AI와 내가 남아있다.”(p.110)

“그래서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명료한 대답(p.123)으로 저자는 15가지 방법을 2부에서 제시한다. 결핍을 메우려 발버둥 치기보다 인생의 구멍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나-되기'의 모순에서 벗어나 나만의 고유한 의미를 일구는 '세계-만들기'를 촉구한다. 나아가 흔들리지 않는 안티프래질한 프로필을 구축하고 파편화된 유령 대신 진짜 타인을 내 세계로 초대하는 법을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 에필로그에서는 환상 한가운데서 기꺼이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연대의 회복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좋아요'와 ‘팔로우’, ‘팔로우 취소’로 자신의 취향을 빅테크회사의 알고리즘에 가져다 바치며 살아가는 디지털 디스토피아의 한가운데에 우리는 표류하고 있다. 출구조차 없는 환상사회에서 우리는 자기만의 세계에 고립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 책을 통해 환상의 매커니즘을 간파하고 15가지의 생존원칙을 지켜나갈 때, 고유한 자기-세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완벽해 보이는 피드를 넘겨보며 이유 모를 패배감과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추천하지만 도파민 중독과 번아웃이라는 쳇바퀴를 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권한다.

#환상사회#정지우#하니포터#하니포터13기#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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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나의 첫 번째 액션 1~2 세트 - 전2권 ㅣ 나의 첫 번째 액션
주성철 외 지음, 한국영화감독조합 외 기획 / 한겨레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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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액션1,2>은 ‘씨네21’의 편집장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해 온 영화평론가 주성철 저자와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함께 쓴 책이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소속 감독 17명의 목소리를 담았던 <데뷔의 순간>(2014, 절판)을 두 배 분량으로 개정증보했다. 이 책에는 각 감독의 인생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들이 어마어마하게 묻혀있었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같은 대감독들에게도 제작비를 지원받기 위해 수없이 시나리오를 수정하거나 전작을 그것도 연속해서 말아먹어 제작을 거부당하는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영화계와 OTT를 종횡무진하는 31명 영화감독들에게 ‘시작’의 순간들을 떠올려 작성한 모음집인 셈이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영화감독 데뷔(아이돌만 데뷔를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는 줄 알았는데!)를 위해 불안정과 불확실한 하루를 보내왔다. 누군가는 엄마에게 만원만 달라며, 또 누구는 집에서도 옷을 차려입고 방으로 출근하며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31개의 길을 오가다 보니 각자 장르만 다를 뿐 그 끝에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나라면 지긋지긋하다고, 때려치고 싶다고, 미워하거나 탓을 할 법도 한데 이 분들은 ‘영화를 하겠다는 미친 생각’과 ‘불확실한 재능을, 버티는 재주로’ 모두 열렬하게 영화를 사랑하기만 한다. 얼결에 데뷔한 분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운이 좋은 편인지도 몰라, 하며 겸손하게, 마흔이 넘어 데뷔한 사람들은 이렇게 늦깍이로도 꿈을 이룬다며 영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죄송스런 마음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너무 웃다가 운 부분 때문이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로 데뷔한 민규동, 김태용 감독의 데뷔기였는데 젓가락 두 짝으로 불리며, 두 분 몸무게를 합쳐 99였다는 충격적인, 아니 폭력적인 숫자가 나온 대목이었다. 한 명의 감독비로 1+1 스타일의 영화를 찍다가 민규동 감독님이 입원하자 옆에서 수액맞던 김태용 감독님이 피를 쏟는 장면이, 정말 처절한 영화현장을 기록한 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나도록 웃었다. 한국영화에 눈물과 웃음이 다 있는 이유는 감독님들의 삶이 실제로 녹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열정페이, 연극과 영화판이 제일 심각하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가장 말단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영화판이란 곳은 데뷔하지 않은 감독에게는 여전히 청춘과 열정을 불살라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인생을 걸어야 가능하다고 읽히기도 했다. 데뷔를 했건 하지 않았건 그런 그들의 인생 자체가 예술이란 생각도 든다.

각각의 글 말미에는 영화감독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문장들로 마친다. 온통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기다림으로 가득 차 있는 이 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들라고 말하는 감독들이다. 영화뿐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예술의 길을 가는 청년들에게도, 혹은 직장에 다니는 중이지만 늦깎이도 괜찮을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31편의 영화감독 분투기 속에서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첫번째액션1#나의첫번째액션2#한겨레출판#하니포터#하니포터13기#주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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