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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평점 :
2025년 대선을 앞둔 지금, 어떤 후보를 선택할까 고민하는 유권자에게 권하는 책,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를 소개한다. 최강욱 전 국회의원과 그의 동생인 최강혁 저자의 ‘최강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교양’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강의형 문체로 쓰여있기도 하고 50대의 동갑내기인 보수주의자 봉수씨와 진보주의자인 진봉씨를 등장시켜 그들의 대화를 읽으며 그들의 가치관이 지향하는 정치성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보수와 진보의 위대한 탄생’을 읽으며 1부는 아직 유권자가 되려면 아직 먼 내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로부터 먼 곳에 위치한 나라의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자유’라는 개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역사적의미를 되짚을 수 있다. 또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라는 제목에서 알수 있듯 자유와 평등, 그러니까 보수는 자유를(시장에서), 진보는 평등을 지지하는 개념에 대해 1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
2부 ‘보수와 진보가 세상을 보는 법’에서는 봉수와 진봉씨가 다크 나이트, 킹스맨, 기생충, 죽은 시인의 사회 등 영화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보수와 진보가 바라보는 세상을 그린다.
3부 ‘혐오와 배척이 아닌 화합과 연대를 위해’에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도마에 오른다. 가난과 빈부 격차, 평등과 복지, 능력주의와 학벌, LGBTQ, 낙태와 사형, 태극기부대와 키세스 시위대, 빈곤층의 보수성이라는 문제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입장을 설명한다. 특히 ‘LGBTQ(레즈베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의 줄임말)’에서의 기득권개신교 목사님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어쩌면 이 책은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아니라 정치에서의 기독교에 대한 위치를 혼내는 책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또 3부 중 ‘태극기부대와 빈곤층의 보수성에 대하여’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저자는 외신을 인용하며 태극기부대를 트럼프지지자들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동일시한다. 나는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유럽과 미국에서의 보수와 진보개념이라 우리나라의 상황과 잘 맞을것인가?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 부분과 4부를 읽으며 그런 우려가 사그라들었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일단 미국과 전제부터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안타깝게도, 선거 과정에서 보수주의의 긍정적인 가치나 긍정적 메시지를 말하지 않습니다. 신·가족·질서·법·역사·저농·권위·규범·도덕·윤리·자립·근면·절제·책임·품격·안보·애국심 등 보수의 훌륭한 가치들 중에서 안보와 애국심만을 가끔 언급할 뿐입니다.”(p.257)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이나 사회적약자가 보수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변화에 대한 두려움’(p.258)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태극기부대에 대해 저자는 ”이것도 욕하고 저것도 욕하고, 이것도 별로고 저것도 별로고,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런 유형의 사람들보다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어르신들이 백 번 천 번 낫습니다.“(p.261)라는 부분을 에취에취하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4부 ‘이상적인 정치의 모델’에서는 이로운 보수 모델로는 메르켈 총리를, 의로운 진보 모델로는 오바마를 소개한다. 또 우리나라에서 보수와 진보의 개념이 달라진 이유와 이재명대표가 2025년 2월, 중도보수선언에 대한 저자의 기대를 이야기하며 가장 끝에 보수를 대표하는 유승민의 연설을, 진보를 대표하는 노무현의 연설을 실었다.
나는 이 책을읽으며 이때까지 나의 정치성향을 잘못알고 있었구나를 깨달았다. 더불어 그동안 내가 저질러왔던 투표의 만행을 반성해보았다.
”이제 대한민국 정당도 대권후보를 중심으로 한 패당이나 엘리트 정당에서 그만 벗어나, 대중 속에 뿌리내린 이념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유권자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p.315)
이 문장이 다음주 투표를 앞두고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