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당천 1
시오자키 유지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감은 그야말로 위의 제목대로입니다.

제 경우 책을 살 때 대개 시간의 시련을 겪은 책을 구입하거나, 믿을 만한 소식통의 권유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영 아니다 싶은  책 대 전체 책 구입량 의 비율이 1-2/10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비율이면 성공이다 싶습니다만...).

그런데 이번 만화의 경우는 최근에 보기드문 대단한 실패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이 만화의 컨셉은 삼국지연의 + 미소녀 (with 노출) + 격투물 정도가 되겠지요 (각 요소에 해당하는 집단의 교집합을 보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중,후반의 남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보이네요. 결국 노린 것인가?).

헌데 문제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얼개가 엉성합니다 (-.-;). 이런 만화에서 무슨 이야기 구조를 따지느냐고 말하실 분도 있겠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한 개연성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족해서야 무슨 재미가 있겠나 싶습니다. 삼국지의 스토리와도 연계가 부족한데다가, 등장인물들이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 이유도 극히 약합니다.

두번째로 격투 장면이 약합니다.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점점 레벨이 높아지는 적들과의 계속되는 싸움은 아무래도 많이 본 스토리다 라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지요. 거기에 아래에 쓸 네번째 이유까지 겹치게 되면 짜증의 시너지가 일어납니다.

세번째로 한문병기가 부족합니다. 나중에야 깨달은 일이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거의 예외없이 모티프가 된 삼국지연의의 등장인물 이름과 자를 붙인 형태가 됩니다. 예를 들자면 손사쿠 하쿠후가 이 만화의 주인공인데, 나중에야 (4-5권 정도 였던가?) 이것이 손책 백부의 일본식 발음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겁니다. 열받지 않습니까? 거기에다가 분명히 삼국지연의를 읽어보지 않은 건 물론이고 기본적인 한문도 안 찾아 본 것이 틀림없는 번역을 보게되면 분노지수가 곱절로 상승하게 됩니다 (서량의 "금마초"는 어디가고, "면마초"라는 건 대체 어디의 누구란 말입니까?).

네번째로 왜 주인공은 싸울 때마다 옷이 찢어지고 카메라 앵글은 이상한 각도로 돌아가는 겁니까? (-.-;) 자꾸만 카메라가 언더스커트 각도로 도는 바람에 실제 격투장면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무리 팬서비스가 중요하다지만 다섯 페이지 당 한 번 꼴의 서비스 장면은 만화에의 몰입을 방해할 뿐더러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니 패착이라 할 밖에요.

결론을 쓰면 이렇습니다.

추천대상자 : 1) 혈기왕성한 나이의 남학생 (-.-;) 2) (정의하기 어려운 표현이지만) 모에한 분위기의 미소녀 격투기에 취향이 있는 사람, 3) 삼국지연의에 관계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OK인 사람, 4) 온갖 각도의 서비스 컷에 관심이 있는 사람

비추천대상자 : 1) 삼국지연의의 변형에 민감한 사람, 2) 만화란 모름지기 스토리가 명확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3) 서비스 컷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 4) 30대 이상

 

추기 : 문제 하나, 료모우 시메이가 과연 삼국지연의의 누구일까요? 맞추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이 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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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관우를 좋아하니 관우라 할래요^^

瑚璉 2005-01-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 이야기에서 관우는 긴 생머리를 흩날리는 나이스바디의 미소녀랍니다 (하긴 이 만화 자체에 나이스바디가 아닌 소녀가 없지요). 거기에 엄청 짧은 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재고해 보심이... (-.-;)

깍두기 2005-01-12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제갈량!^^

참, 요즘 눈먼 시계공 한참 읽고 있어요. 만화책에 손이 더 가서 진도가 안 나가긴 하지만...^^

瑚璉 2005-01-1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은 여몽이었습니다. 여몽 자명.